컬리, 포장재에서 '종이'가 사라졌다…업계 “비용 부담 무시 못해”

컬리 종이 포장재 (자료 컬리)
컬리 종이 포장재 (자료 컬리)

컬리가 친환경 배송을 위해 지난 6년 동안 고집했던 '종이 포장'을 플라스틱·비닐로 변경했다. 컬리는 배송 안정성 강화를 이유로 들었지만, 유통업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친환경 배송 확대를 위해서는 각종 혜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택배 상자 종이 테이프를 일반 테이프로 변경했다. 2019년 '올 페이퍼 챌린지'를 선언하며 종이 중심으로 전환했던 포장 체계를 다시 조정한 것이다. 당시 컬리는 비닐 완충재를 종이 완충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을 종이 파우치로, 박스 테이프를 종이테이프로 대체하며 플라스틱·비닐 사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컬리는 지난해 7월 환경부 선정 '택배 포장재 감량 우수기업'에도 이름을 올리며 종이 완충재와 종이 테이프 사용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우수 기업 선정 채 1년도 되지 않아 변화가 나타났다. 종이테이프를 일반 테이프로 변경한 것뿐 아니라, 완충재 역시 상품 특성에 따라 종이와 비닐 소재 에어버블을 혼용 중이다. 냉장·냉동 상품에 쓰이는 아이스팩도 필름형 비닐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컬리 포장재 언제부터 바뀌었냐' '종이테이프가 분리수거하기 편했는데 아쉽다' 등 반응도 나오고 있다.

컬리는 소재 변경 이유로 '배송 안정성'을 강조했다. 컬리 관계자는 “접착력 개선을 위해 종이테이프에서 비닐테이프로 변경했다”면서 “보충재에도 비닐과 종이를 혼용하는 등 배송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포장재 변경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비용 요인을 빼놓고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친환경 소재는 아직 대량 생산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아 단가가 높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반 테이프가 플라스틱(OPP) 기반으로 이미 대규모 생산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지만, 종이테이프는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재활용 검증 등 추가 공정이 요구되는 등 친환경 포장재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포장재가 기능적으로 크게 뒤처지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가격 차이가 존재해 물류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누적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커머스 업계 전반이 물류비 부담과 수익성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포장재 역시 비용 구조 재조정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