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한 승려가 비디오게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게임과 종교는 삶에서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있는 명교사 소속 승려 화옌(華嚴)은 전자게임을 즐기는 독특한 취미로 주목받고 있다. 출가한 지 20년 된 그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접했으며, 특히 1인칭 슈팅 게임 '카운터스트라이크'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옌은 해당 게임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레전더리 이글 마스터'까지 오른 경험도 있으며, 컴퓨터 장비 구입에만 약 4만 위안(약 800만 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그가 속한 사찰은 게임을 특별히 권장하거나 금지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옌은 “중독되지 않는 것이 나의 기준”이라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총격과 폭력 요소가 포함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종교인의 삶과 맞지 않으며, 지옥에 갈 수도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화옌은 “가상 세계와 현실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게임 속에서 상대를 제거하는 것은 실력을 높이기 위한 과정으로, 체스에서 상대를 이기는 것과 같다”며 “둘 다 불교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 논리라면 다른 게임에서 사람을 구하는 역할만 하면 현실에서 수행하지 않아도 천국에 간다는 말이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화옌은 게임이 오히려 긍정적인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게임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공감 능력도 키울 수 있어 개인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30대인 그는 상하이에서 자라 어린 시절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졌다. 15세 때 출가를 결심했지만 군 간부였던 어머니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후 여러 차례 먼 지역의 사찰을 찾아 떠났다가 어머니에게 돌아오기를 반복했고, 결국 3년 뒤 허락을 받아 정식으로 불교에 입문했다.
화옌은 “전자게임과 종교는 모두 자기 자신을 탐구하는 여정에서 비슷한 역할을 한다”며 “집중력을 기르고 무상함을 받아들이는 훈련이 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