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탈리아경제인연합회와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공동 개최하고,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개최됐다. 양국 정부 고위 인사와 기업인 등 42명이 참석했다.
국내 기업인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을 비롯해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김동춘 LG화학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등이 참석했다.
양국은 회의에서 지난 1월 조르자 멜로니 총리 방한 당시 논의된 양국 협력 의제를 구체화하고, 경제계 차원으로 확대했다. 이탈리아는 유럽 내 제조업 강국으로, 의류·패션·농식품 등 전통 산업군을 넘어 바이오·제약, 우주·방산 등 신산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다.
이에 양국 기업은 전략·첨단산업, 에너지·인프라, 미래 유망 산업(바이오·제약, 식품, 코스메틱 등) 등 3가지 분야에서 협력 방향을 제시했다.

삼성, 현대차, 네이버, KAI 등은 반도체·인공지능(AI)·방산 등 전략·첨단산업 분야의 시너지 도출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국내 항공우주 업계는 양국의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동반 진출과 차세대 부품 개발 등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다.
KAI는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 이탈리아와 양국 위성 기술을 결합, 글로벌 위성 수출 시장에 공동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또, 한국형기동헬기 수리온의 동력전달장치 국산화를 위해 이탈리아와 기술 개발 협력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인프라 세션에서는 유럽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스마트 인프라 고도화 수요에 따른 양국 기업 간 협력 기회가 논의됐다. LS는 2014년 비유럽 기업 최초로 이탈리아 국영 송전회사 테르나의 전력망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8000만유로 규모의 가공 송전선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했다. LS는 이날 이탈리아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유럽 내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미래 유망 산업 세션에서는 바이오, 코스메틱, 패션 등 고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는 분야에서 생산, 기술, 브랜드 협력을 아우르는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유럽 제약·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의 23%를 차지하는 이탈리아 생산거점 경쟁력이 주목받았다.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 큐어버스는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 파마와 3억6천만달러 규모 기술수출 성과를 공유, 난치성 뇌질환 치료 신약 개발·상업화 분야 협력 가능성을 구체화했다.
코스메틱 분야에서는 코스맥스가 K-뷰티 유럽 시장 확대를 이끌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코스맥스는 이탈리아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케미노바 인수를 통해 현지 생산 거점을 마련한 바 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올해 두 차례 정상 간 만남과 양국 관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으로 경제 협력이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AI와 항공우주 등 첨단산업 전반으로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이어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 오늘 회의를 계기로 양국 경제계가 함께 개척하는 길이 미래와 세계 시장으로 뻗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행사 전 기자들을 만나 '외국에서 한국 제조업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데 체감이 되나'라는 질문을 받자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이 회장은 존 엘칸 페라리 회장과의 인연에 대한 질문에는 “저희가 디스플레이 납품을 한다”며 “(엘칸 회장은) 페라리 뿐 아니라 스텔란티스 회장이기도 한데, 스텔란티스와 삼성SDI가 배터리 합작 공장도 같이 짓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