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법 시행 5개월…약문약답, AI로 제주도 '약물관리' 숙제 푼다

통합돌봄법 시행 5개월…약문약답, AI로 제주도 '약물관리' 숙제 푼다

가상융합산업허브 입주기업인 약문약답은 이달 '제주형 에이징 인 플레이스 실현을 위한 스마트약료 서비스 기반 구축 사업' 참여기업으로 선정돼 협약을 체결하고, 스마트약료 플랫폼 개발을 맡는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교육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앵커사업 지정과제로, 2030년 2월까지 4년간 약 18억원이 투입된다.

고령자의 여러 기관에 흩어진 복약 정보를 통합·분석해 약물 위험군을 선별하고, 약사의 방문 상담과 지역 돌봄 연계까지 하나의 절차로 잇는 지역 단위 약물관리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실증이 주목되는 배경에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이 있다. 지난 3월 이 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지자체는 복약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 시 복약상담·지도 등 서비스를 연계할 기반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약사의 복약지도가 통합돌봄 서비스에 공식 포함되는 2028년보다 2년 앞서 이를 도입했다. 제주도의 특성상 의료기관이 도심에 몰려 있어 중산간 지역 노인은 병원을 찾을 때마다 여러 진료과를 한꺼번에 방문하게 되고, 복수의 처방이 단기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런 패턴은 처방연쇄와 부적절 다약제 발생 위험, 의료서비스 분절을 구조적으로 높이는 요인이 된다.

이 과정에서 약문약답의 인공지능(AI) 다제약물관리 솔루션 'PhAI(파이)'가 대상자가 복용 중인 약을 빠르게 통합·검토하고 위험 신호를 정리해 보여준다.

PhAI는 여러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은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한꺼번에 검토해 1인당 2시간가량 걸리던 약물검토 시간을 수 분으로 단축한다. 이를 통해 제한된 약사 인력으로도 다수의 돌봄 대상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과의 공동 검증에서는 전문가 5인의 평균 정확도(83.4%)를 웃도는 93.0%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PhAI 기반의 제주형 스마트 약료 플랫폼 프로세스. 약문약답 제공
PhAI 기반의 제주형 스마트 약료 플랫폼 프로세스. 약문약답 제공

특히 약문약답의 이 같은 빠른 기술 고도화와 현장 확산의 이면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지원하는 '가상융합산업허브'의 인프라 제공과 생태계 조성이 큰 몫을 했다. 약문약답은 입주기간 동안 두 기관의 든든한 뒷받침 아래 허브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왔다.

허브 내 다양한 혁신 IT·가상융합 기술 기업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사업 확장 인사이트를 얻고 서비스 고도화를 이뤄낸 것이, 지난해 6월 PhAI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전국 약국 400곳 확산 및 조달청 벤처나라 상품 지정, 그리고 이번 제주형 사업 수주로 이어지는 원동력이 됐다.

실제 서울시·경기도·인천시 약사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다제약물관리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단법인 늘픔가치와 협약을 체결해 9월부터 '찾아가는 복약상담' 현장으로 확대한다. 지난 7월에는 조달청 벤처나라 상품인 'PhAI V1.0, 지역사회 다제약물관리 AI 솔루션'으로 지정됐다.

약문약답은 과기정통부 및 진흥원의 지원을 발판으로 AI 자동 검토·분석 역량과 그간 축적한 자동 검토·분석 역량을 스마트약료 플랫폼에 적용해 대상자 선별부터 상담, 보고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표준화하는 것이 목표다.

조정래 약문약답 대표는 “제주에서 검증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절차”라며 “절차가 자리 잡으면 한 번 쌓인 대상자 정보가 약사와 의사 등 다양한 돌봄서비스 제공자에게 연결돼 동일한 맥락에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상자 선별부터 방문 상담, 보고서 회신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다른 지자체가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는 표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