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올리고 유동성 안전판도 손본다…'물가·시장안정' 투트랙

[사진= 전자신문 DB]
[사진= 전자신문 DB]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고물가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경기와 노동시장이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조하다는 판단 아래 물가 안정에 정책의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동시에 지급준비금과 재할인창구 등 금융시장 유동성 공급 체계를 정비하면서 긴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불안에도 대비하고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2일(현지시간) “향후 물가상승률이 2%를 상당히 웃도는 상태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고 밝혔다. 노동시장이 보다 안정된 상황인 만큼, 통화정책이 물가 안정에 집중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판단이다. 콜린스 총재는 지난주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며 “다소 더 긴축적인 연방기금금리가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한 목표 복귀를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이날 볼티모어 연설에서 소비 지출과 인공지능(AI) 이외 산업의 성장세 등을 근거로 미국 경제가 오히려 견조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물가 상승은 에너지 가격이나 관세 등 일시적 공급 충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킨 총재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최대 고용에 대한 위험보다 크다”며 이것이 지난주 금리를 올린 이유라고 설명했다. 추가 인상 여부와 횟수에 대해서는 향후 경제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특히 관세와 중동 정세 등 공급 충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경우 높은 물가가 향후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연준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높이는 한편 금융시장 내부의 유동성 공급 장치는 강화하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미국 국채시장 콘퍼런스에서 연준의 '충분한 지급준비금' 체계가 금리를 통제하고 핵심 금융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뒷받침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장 구조가 변화하는 만큼 정책수단 역시 이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정책금리는 물가를 잡기 위해 높이되, 긴축 과정에서 단기자금시장이나 국채시장의 유동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 집행 인프라는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응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고금리가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번지는 것은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