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배터리 업계가 역대 최대 규모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을 놓고 가격과 장기 운용 성능 경쟁에 돌입한다.
한국전력거래소는 30일 서울 스페이스쉐어 서울중부본부에서 2026년 3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설명회를 열고 입찰 기준과 평가방식을 공개했다. 시장 규모는 육지 1100MW와 제주 80MW 등 총 1180MW로 1·2차 공고 물량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직접 입찰하는 것은 ESS 발전사업자지만 배터리는 전체 사업비와 장기 운용 성능을 좌우한다. 앞선 시장을 거치며 국내 생산과 화재 안전성 대응이 강화된 가운데 3차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기본으로 수명과 시스템 성능까지 공급사 선택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육지 계통연계 평가다. 기존 '계통 안정화 기여도'와 '출력제어 수준'을 하나로 통합하고 출력제어 실적뿐 아니라 지역별 전력계통 운영현황, 송·배전망 보강계획과 ESS 투입 효과를 함께 평가한다. 거래소는 설명회에서 과부하 완화 효과가 큰 변전소라도 한전의 추가 ESS 구축계획 등이 있으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통연계 전략은 발전사업자가 결정하지만 배터리 업체도 오래 쓰면서 성능을 유지하고 필요할 때 빠르게 충·방전할 수 있는 기술로 경쟁한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전력변환장치(PCS), 에너지관리시스템(EMS)의 안정적인 연동도 중요하다.
제주에는 25년 계약이 새로 도입됐다. 거래소는 특정 배터리 기술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하루 두 차례 충·방전과 25년간 약 1만8000사이클을 감당할 수 있는 배터리라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계통연계 평가와 변전소 선정 기준에 질문이 집중됐다. 참석자들은 계통 개선 효과가 큰 변전소가 실제 평가에서 얼마나 유리한지, 한전의 송·배전망 보강계획과 추가 ESS 구축이 점수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등을 주로 물었다.
특히 국내 생산 여부도 입찰 서류에 그치지 않고 낙찰 이후까지 검증한다. 발전사업자가 복수의 배터리·기자재 공급사를 제시하면 업체별 생산지역을 각각 기재해야 하며, 계약 이행 단계에서도 원산지증명서 등을 통해 실제 생산지역을 다시 확인한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체가 제시하는 국내 생산 및 공급망 계획의 실제 이행 여부도 수주 이후 관리 대상이 된다.
한국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비가격 평가 지표는 2차 시장과 거의 동일하다”며 “달라진 점은 출력제어 수준 평가를 계통 안정화 기여도에 통합하고, 지역별 전력계통 운영 현황과 송·배전망 설비 보강계획, 출력제어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