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자산운용이 주식·채권·대체투자부터 내부통제까지 자산운용 업무 전반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종목 분석 리포트 작성에 걸리는 시간을 평균 6시간에서 8분으로 줄이는 등 반복 업무를 AI에 맡겨 운용 인력의 투자 판단과 상품 개발 역량을 강화한다.
우리자산운용은 전사 데이터를 통합하고 AI 에이전트를 탑재한 데이터·AI 플랫폼 'WISH(위시)'를 구축해 전사에 오픈했다고 2일 밝혔다.
WISH는 'Woori Investment & Strategy Hub'의 약자다. 펀드회계·투자정보·포트폴리오 관리 등 사내 핵심 시스템과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펀드평가사·법령정보 등 외부 20여개 기관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 단일 플랫폼에 통합했다.
핵심은 AI가 데이터를 곧바로 분석할 수 있도록 데이터 체계를 표준화한 것이다. 펀드·회계·성과·리스크와 시장·금리·공시·법령 등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고 핵심 지표 246종의 정의와 계산식을 통일했다.
임직원은 일상 언어로 질문해 필요한 데이터를 조회·분석할 수 있다. 예컨대 특정 펀드의 운용 성과와 외부 시황 자료를 함께 분석해 달라고 요청하면 AI가 관련 데이터를 종합해 결과를 제시한다.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수십분씩 걸리던 조회·분석 업무는 3분 이내로 단축했다. 최대 2~3일이 걸렸던 월간 경영 핵심성과지표(KPI)와 부서별 손익 보고서도 대시보드에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식·채권·대체투자·내부통제 등 주요 업무에는 분야별 AI 에이전트를 적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종목 분석 리포트 초안 작성 시간은 평균 6시간에서 8분, 채권시장 일일 시황 브리핑은 4시간에서 5분으로 줄었다. 해외 사모펀드 문서 판독 역시 4시간에서 5분으로 단축됐다.
내부통제에도 AI를 활용한다. 관련 규정·법령 750쪽을 학습한 AI가 54개 점검 항목을 확인해 투자광고 심의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2분으로 줄였다.
다만 AI가 최종 투자 판단이나 내부통제 의사결정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수치 계산은 사전에 검증된 코드로 처리하고 AI는 분석 결과와 근거를 함께 제시한다. 최종 결과는 담당자가 직접 검토·승인하며 처리 이력도 보존한다.
우리자산운용은 향후 부문별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하고 사내 지식 통합검색과 규정 변경 모니터링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 장기적으로 현업 부서가 WISH에서 직접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과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할 계획이다.
단호연 AX전략팀 팀장은 “WISH는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던 데이터를 전 임직원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회사의 핵심 자산으로 전환한 플랫폼”이라며 “반복적인 자료 수집과 가공은 AI와 시스템이 맡고, 임직원은 운용 판단과 고객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업무 환경을 만들어 자산운용사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