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World)가 인간 인증 기술 '월드 ID'를 화상회의와 계약 승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등 실제 서비스로 확대한다. 온라인에서 상대방이 실제 사람인지 확인하고, 사람을 대신해 행동하는 AI가 정당한 권한을 받았는지 검증하는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트레버 트레이나 툴스 포 휴머니티(TFH)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AI가 결제나 예약을 대신할 때는 실제 이용자의 권한을 받아 움직이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그래야 사기를 막고 사람이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FH는 샘 올트먼과 알렉스 블라니아 등이 시작한 월드의 초기 개발을 주도한 기술 기업이다. 인간 인증 장치 기기 '오브'와 '월드 앱' 등을 개발한다. 월드 ID는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을 공개하지 않고도 이용자가 중복되지 않는 실제 사람임을 증명하도록 설계됐다.
트레이나 CBO는 “소비자는 제품을 사용한 사람이 쓴 후기인지, 조직적으로 운영되는 봇이 만든 후기인지 알고 싶어 한다”며 “AI 에이전트가 신용카드 소유자를 대신해 행동하는지 확인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드는 이용자가 실제 서비스에서 월드 ID를 활용할 기회를 늘리고 있다. 틴더에서 상대방이 실제 사람인지 확인하고, 줌 화상회의나 도큐사인 계약 승인 과정에서도 인간 인증을 활용하도록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여러 대형 금융회사가 해당 기능을 시험하고 있다”며 “도큐사인과는 계약·문서 승인 과정에서 서명자가 실제 사람인지 확인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 분야에서는 에이전트 뒤에 고유한 실제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개발자 도구 '에이전트키트(AgentKit)'를 제공한다. 예약과 티켓 구매, 무료 체험처럼 1인당 이용 횟수가 정해진 서비스에서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원한 중복 이용과 선점을 줄이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노출을 줄이면서 필요한 사실을 확인하는 방식도 강조했다. 기업은 개인정보를 보관할 때 발생하는 유출 위험과 책임을 줄이고 싶지만, 이용자의 신원이나 자격은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월드 ID는 이용자가 자신의 기기에서 인증정보를 관리하고, 원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도 필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영지식 증명을 활용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기존 고객확인(KYC)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월드 ID의 인간 증명 기능에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등 신원 증명 수단을 연결하면, 제시된 신분증이 실제 사용자의 것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KYC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고 보완·강화하거나 개선하는 역할”이라며 “봇이 아닌 실제 인간이라는 점과 사용 중인 신분증이 유효하며 본인의 것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원증과 연결해 건물 출입이나 업무 승인 권한을 확인하는 방식도 활용 가능성으로 제시했다.
트레이나 CBO는 “한국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 금융기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데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