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크러시가 음성 인공지능(AI) 기술의 다음 격전지로 오프라인을 지목했다. 전시장이나 카페, 컨퍼런스처럼 음성인식이 어려운 환경에 대응하는 전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 다국어 통번역 시장을 공략한다.
곽태민 비즈크러시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실제 업무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실시간 다국어 소통 서비스의 표준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오프라인 대화와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크러시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음성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해 올해 초 첫 제품을 선보였다. 초기에는 대면 미팅을 녹음해 기록·요약하는 노트테이킹 기능과 이를 후속 업무까지 연결하는 '퍼스널 미팅 에이전트' 사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서로 언어가 다르면 애초에 대화 자체를 시작하기 어렵다”는 미충족 수요를 확인하고 실시간 다국어 통역과 자막에 역량을 집중했다. 현재 60개 언어를 지원한다.
전시장이나 컨퍼런스 같은 오프라인 환경은 온라인 화상회의와 달리 음성 인식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존재한다. 카페에서는 음악과 주변 대화가 함께 들어오고 전시장에서는 수십 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마이크에 잡힌다. 좋은 음성인식(STT) 모델을 사용해도 입력되는 음성 자체가 훼손돼 있으면 인식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비즈크러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음성인식 모델 앞단에 자체 음성 전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사용자 기기에서 온디바이스 방식으로 음성을 먼저 처리해 배경 음악과 잡음을 낮추고 작은 목소리는 증폭한 뒤 음성인식 엔진으로 전달한다. 고유명사와 기술용어도 학습해 이해도를 높인다. 관련 핵심 기술은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회사가 공개하는 자체 벤치마크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전체 평균 문자오류율(CER)은 22.8%였으며 고소음 환경에서는 41%대로 높아졌다. 같은 고소음 조건에서 비교 대상 주요 서비스보다 오류가 12~32% 적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실제 사업 성과도 늘고 있다. 지난 6월 시애틀 한국교육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한국어 말하기 대회 등에 실시간 통역·자막과 기록 기능을 적용했다. 9월에는 KOTRA 보고타가 개최한 한·콜롬비아 FTA 10주년 포럼에 서비스를 적용했다. 최근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6'에서는 18개 컨퍼런스와 개막식 통역을 맡았다.
해외에서도 미국 시애틀과 실리콘밸리에서 사용 사례를 쌓고 있으며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브라질·멕시코·칠레 등에서도 고객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오프라인 대화를 기업의 업무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 바이어와 제품 가격이나 계약 조건을 논의했다면 이를 AI 에이전트가 이해해 후속 이메일을 만들거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에 반영하는 식이다.
곽 대표는 “글로벌 컨퍼런스, 전시회 운영사, 다국적 기업, 교육기관 등 언어 장벽과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큰 고객군을 확대할 것”이라면서 “특히 영어만으로 충분히 소통하기 어려운 현장 수요에 주목해 아시아와 유럽 등 다국어 비즈니스 환경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