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에 이어 한화생명도 대규모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 해외 투자 재원 확보와 기존 채권 차환 등 자금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자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선 모습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내달 국내서 약 7000억원 규모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중 발행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시장 상황과 금리 등 조달 조건을 고려해 최종 채권발행 규모와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발행은 내년 2월 도래하는 해외 후순위채 조기상환일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2년 2월 7억5000만달러 규모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해당 채권은 만기 10년,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조기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로 발행됐다.
당시 공시상 원화 환산 규모는 약 9041억원이며, 콜옵션 행사일은 내년 2월 4일로 예정돼 있다. 한화생명은 조기상환 시점에 앞서 국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차환 준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생명은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현재 수준 건전성비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한화생명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168%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38%P 웃돌고 있다. 기존 자본성증권 상환에 따른 자본 감소에 대비해 미리 자본을 확충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보험사가 발행하는 채권은 갚아야 할 빚이지만, 만기가 길고 차환을 조건으로 발행되는 특성을 감안해 발행금액 일정 부분이 보험업법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기존 채권을 상환하면 인정받던 자본이 축소될 수 있기에 보험사는 상환 일정과 발행 여건에 따라 신규 채권 발행을 고려하게 된다.
앞서선 삼성생명도 지난 7일 이사회에서 최대 15억달러 규모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한 상태다. 공시상 기준환율을 적용하면 한화 약 2조151억원 수준이다. 이는 삼성생명의 첫 채권 발행으로, 회사는 해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투자를 강화하면서도 자본건전성과 주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연내 발행을 목표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획득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면서 양사 발행 조건과 조달된 자금의 활용처에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 채권발행이 뜸했지만 하반기에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연이어 대규모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회사별 상황과 전략에 따라 확보한 자금의 목적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