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치연구소, 김치 과냉각 기술로 뉴욕행 해상운송 실증 나선다

영하 4.5도에서 얼리지 않고 4개월 저장…냉장 대비 발효 지연·조직감 유지 확인
20피트 컨테이너 검증 거쳐 40피트 상용 규모로 확대…뉴욕행 해상운송 적용성 검증
과냉각 컨테이너 해상운송 실증 상차식 기념 단체사진.
과냉각 컨테이너 해상운송 실증 상차식 기념 단체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김치를 얼리지 않으면서 발효를 지연시키는 '과냉각(Supercooling) 기반 장기 저장·유통 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검증하기 위해 뉴욕행 해상운송 실증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과냉각 온도제어는 김치를 얼리지 않고 어는점 이하의 온도를 유지해 발효를 지연시키고 품질 변화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지난 12일 삼진 지.에프 나주공장에서 수출용 김치를 40피트(ft) 컨테이너에 싣는 상차식을 개최했다. 해당 컨테이너는 14일 부산신항에서 출항해 약 6주간의 해상운송을 거쳐 미국 뉴욕 뉴저지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실증은 수출용 김치의 장기 유통을 위해 개발한 '과냉각 온도제어 기술'을 실제 해상운송 환경으로 확대 적용하는 단계다.

김치는 비살균 발효식품으로 장거리 운송 중 발효가 과도하게 진행되면 신맛이 강해지고 조직감이 저하되며 이산화탄소 발생으로 포장이 팽창할 수 있다. 일반 냉장은 장기간 발효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고, 냉동은 동결·해동 과정에서 김치의 조직감이 저하되어 이를 보완할 저온유통 기술이 필요하다.

박성희 세계연구소 순환유통기술연구단 박사팀은 수출용 김치의 동결 특성과 저장 중 품질 변화를 분석해 과냉각 저장조건을 설정하고, 온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해 동결을 방지하면서 과냉각 상태를 유지하는 온도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영하 4.5도를 하한(下限) 온도로 설정한 과냉각 제어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김치를 동결 없이 4개월간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었다. 냉장(4도), 냉동(영하 20도) 및 과냉각 조건을 비교한 저장시험에서는 과냉각 저장 시 냉장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과 pH·산도 변화가 적어 발효 지연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4개월 저장 후 산도는 냉장 대비 50%,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60% 낮아 발효 지연 효과를 정량적으로 확인했다.

과냉각 컨테이너 해상운송 실증 관련 연구 이미지.
과냉각 컨테이너 해상운송 실증 관련 연구 이미지.

연구팀은 지난 2년간 20피트 컨테이너에 과냉각 온도제어 기술을 활용한 육상 실증을 통해 대용량 적재 환경에서의 과냉각 유지 안정성과 품질 보존 효과를 검증해 왔다.

이번 40피트 컨테이너 해상운송에서는 실제 수출환경에서의 기술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컨테이너 내부와 김치 적재 위치별 제품 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대형화에 따른 온도 편차와 장거리 운송 중 과냉각 유지 안정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40피트 컨테이너가 뉴욕 도착 후에는 김치의 주요 품질지표인 pH를 출발 전 측정값과 비교해 운송 중 발효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장거리 김치 수출에 적합한 컨테이너 운용조건을 정립할 계획이다.

박성희 책임연구원은 “과냉각 기술의 핵심은 동결에 따른 조직 손상을 피하면서 김치의 발효 속도를 제어하는 것”이라며, “이번 실증을 통해 대용량 적재와 실제 해상운송 환경에서 품질 유지 효과를 확보하기 위한 운용조건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장해춘 세계김치연구소 소장은 “장거리 유통 중 품질 유지는 김치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과냉각 기술에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냉기 순환·정온 제어 기술을 연계한 스마트 콜드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성과의 수출 현장 적용과 확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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