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표준계약서 개정 이끈 이상우 중기부 사무관…“민간이 함께 만든 결과”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민원해결, 제도혁신 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된 이상우 중소벤처기업부 전산사무관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민원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민원해결, 제도혁신 우수 공무원으로 선정된 이상우 중소벤처기업부 전산사무관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의 역할이 없는 게 어떻게 보면 정부의 역할이에요.”

6월 개정된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개정을 이끈 이상우 중소벤처기업부 투자관리감독과 사무관은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개정 과정의 중기부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세부 조항 검토는 민간 전문가들이 맡고, 중기부는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이 사무관은 2일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개편 사례를 발표하고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이 사무관은 반복되는 계약 분쟁 민원을 개선과제로 정리하고, 투자업계·스타트업·법률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계약 기준을 정비했다.

중기부에 접수된 반복적인 계약 분쟁 민원이 개정 논의의 계기가 됐다.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지난해 말 투자업계·스타트업·법률 전문가가 참여하는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포럼'을 구성했다. 이 사무관은 실무 소위원회에서 쟁점별 의견을 조율한 뒤 본 포럼에 안건을 올리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민원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와 투자자의 입장이 갈렸다. 창업자는 계약조항의 부담을 호소했고, 투자자는 투자금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건이라는 입장이었다. 이 사무관은 “사적 계약이므로 사법기관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맞지만, 그렇게 처리하면 같은 갈등이 반복된다”며 “분쟁이 일어난 계약의 체결 시점으로 돌아가 보자는 접근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조항이든 창업업계와 투자업계 모두 할 말이 있었고, 논의를 하며 한 발짝씩 양보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번 표준계약서에 △투자자 사전동의 절차 간소화 △IPO 의무를 상장 달성보다 노력 중심으로 명확화 △전환가격 조정 시 가중평균을 적용해 창업자 지분 희석 부담 완화 △특정 위반 사유에 고의·중과실이 있는 경우로 창업자 연대책임 제한 △RCPS 대신 CPS 활용 권고가 반영됐다.

이상우 중소벤처기업부 투자관리감독과 사무관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상우 중소벤처기업부 투자관리감독과 사무관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조정 과정에서 창업업계에서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폐지를 요구했지만,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첨예하게 갈렸다. 그 결과 RCPS를 유지하되 상환권이 없는 전환우선주(CPS)를 표준으로 제시하고 활용을 권고하는 접점을 찾았다. 이 사무관은 “투자자가 RCPS를 제시하더라도 창업자가 CPS를 써보자고 얘기할 수 있다”며 “협상력이 부족한 창업자에게 명분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설서가 서점과 도서관에서도 유통되도록 책자 발간도 추진했다. 그는 “업무를 맡고 공부하려고 찾아봐도 관련 서적이 많지 않았다”며 추진 계기를 전했다. 각 협회와 포털에 자료를 공개하고 교육과 강연으로 알리는 일도 함께 조율했다.

남은 과제는 실제 계약에서의 활용이다. 현재 표준계약서는 권고의 역할을 할 뿐 강제하거나 기존 계약을 바꿀 수 없다. 중기부는 표준계약서가 확산될 수 있도록 상담과 교육을 이어가고, 내년에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표준계약서 활용을 확약한 투자사에 가점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 사무관은 “아직 개선하지 못한 문제가 많다”며 포럼을 통해 새로 들어오는 분쟁과 쟁점을 모아 개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성윤 기자 sy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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