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다시 붙었나?…머스크, 공화당에 3700억원 쏟아부어 '美 중간선거 최대 큰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사진=A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사진=AP 연합뉴스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핵심 정치자금 후원자로 부상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 측 대변인들을 인용해 그가 지난 7월 이후 공화당 관련 단체와 자신이 만든 슈퍼팩(Super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2억7천600만 달러(약 3천680억원) 이상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개인 후원자가 제공한 금액 중 가장 큰 규모다.

머스크가 내놓은 자금 가운데 1억5천800만 달러는 공화당 상원 후보들을 지원하는 슈퍼팩 '상원 지도부 기금'(Senate Leadership Fund)에 들어갔다. 미국 정치사에서도 손꼽히는 거액으로, 해당 분기 민주당 측 경쟁 단체의 총 모금액을 웃돈다.

그는 2024년 출범시킨 '아메리카 PAC'에도 7천600만 달러 넘게 지원했다. 이 단체는 상원 접전 지역 7곳과 하원 선거구 30여 곳에 약 3천 명의 선거운동원을 배치했다. 이들은 민주사회주의 성향 정치 세력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공화당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운동원들은 유권자의 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NYT에 따르면 방문 한 건당 지급받은 금액은 1.5∼3달러였다.

이 밖에도 머스크는 하원 공화당 후보 지원 단체인 '하원 지도부 기금'(Congressional Leadership Fund)에 2천만 달러를 냈다.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켄 팩스턴을 후원하는 '론스타 리버티 PAC'에는 1천만 달러를 전달했다. 공화당 주지사 협의회와 공화당 법무장관 협의회에도 각각 1천만 달러와 200만 달러를 보탰다.

앞서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인 지난해 초부터 올해 7월 이전까지도 9천만 달러를 정치자금으로 지출했다. 이에 따라 2025년 이후 공개된 누적 후원액은 3억6천6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지원하기 위해 2023∼2024년 제공한 2억9천만달러를 넘어선다. 당시 머스크는 공개된 금액 외에도 비공개 방식으로 더 많은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5월 정치자금 지출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머스크가 공화당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배경에는 자신의 기업들과 연방정부 간 밀접한 이해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와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는 미 항공우주국(NASA),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의 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전기차 사업 역시 정부의 규제와 지원 정책에 영향을 받는다.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분야 자회사 스페이스XAI도 연방정부 계약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책임자 자리에서 물러난 뒤 대통령과 충돌했고, 제3당 창당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다시 가까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과거와 달리 직접적인 정치 발언이나 현장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자신이 소유한 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도 올해 격전지 후보와 관련해 게시물을 7건 올리는 데 그쳤다.

한편 소식통들은 머스크가 이번에 공개된 후원금 외에도 기부 내역 공개 의무가 없는 단체들을 통해 수백만 달러를 추가로 제공했다고 전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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