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사진·영상 유통사 게티이미지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채무와 생성형 인공지능(AI) 콘텐츠의 부상으로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미국 법원에 회생 절차를 밟고 비상장사로 돌아갈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게티이미지가 대출기관 및 투자자들과 재무 재편안에 합의했으며, 수주 안에 미국 연방파산법 11장(챕터11)에 근거한 회생 절차를 개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법원에 정식으로 절차를 신청하기 전에 주요 채권자들과 합의안을 마련하는 이른바 '프리패키지드 챕터11'을 활용할 계획이다. 연내 재무 재편을 끝내고 증시에서 물러나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조치는 경쟁사 셔터스톡과의 통합 논의가 결렬된 뒤 추진됐다. 게티이미지는 막대한 차입금에 시달리는 가운데 AI로 제작한 사진과 동영상이 빠르게 늘면서 전통적인 이미지 유통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회생안이 법원에서 승인되면 게티 가문 관련 기업들과 코크에쿼티디벨롭먼트(KED)가 회사 지분 전량을 확보한다. 이들은 재무 기반을 다시 세우기 위해 최대 5억3천300만 달러를 신규 자본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대출기관들도 채무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합의했다. 무담보 채권자들은 총 2억7천만 달러 상당의 채권을 없애기로 했으며, 담보대출 기관들은 금리 부담을 낮추고 상환 기한을 늦추기로 했다.
KED는 법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필요한 운영자금 등을 충당하기 위해 최대 1억4천300만 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다.
게티이미지는 법원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기존 영업을 계속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고객사에 사진과 영상을 공급하는 업무를 유지하고, 협력업체에 지급할 대금도 평소와 동일하게 처리하겠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재무 지표는 이미 심각한 불균형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말 부채 잔액은 약 21억 달러였지만, 이달 9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주식시장 평가액은 2천74만 달러에 그쳤다. 빚이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약 100배 많은 수준이다.
게티이미지는 2022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거쳐 약 48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14년 만에 미국 증시에 복귀했다. 그러나 상장 이후 주가는 약 99%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지난 9월 말 이 회사의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게티이미지는 앞서 8월 자금 확보와 재무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종전 실적 전망을 거둬들였고, 구겐하임증권을 재무 자문사로 선정했다.
게티이미지는 로이터, AP통신 등과 함께 세계 각국 언론사에 시각 자료를 제공해 온 대표적인 콘텐츠 유통업체다. 이번 회생 추진은 AI 기반 이미지·영상 제작 기술의 확산과 과중한 금융 부담이 기존 콘텐츠 산업의 사업 모델에 상당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