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콜마가 사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을 도입해 전사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한다. 제조·생산 현장뿐 아니라 연구·영업·기획 등 전 업무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 전방위적인 AI 활용 체계를 구축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콜마그룹은 임직원이 업무 특성에 맞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축할 수 있는 사내 플랫폼을 마련했다. 코딩 경험이 없는 직원도 AI에 업무를 지시하거나 필요한 기능을 블록처럼 조합해 자신만의 AI 비서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이다. 특정 부서에서 개발한 AI를 전사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현업 직원이 직접 AI 활용법을 발굴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구조다.
논문 분석과 데이터 추출에 특화된 '연구원 비서', 보고서와 제안서 작성에 활용하는 '문서작업 비서' 등이 대표적이다. 인사 업무에도 AI를 적용했다. 지원자의 이력서를 입력하면 내부 기준에 따라 경력과 역량을 분류하고 평가 문장까지 작성한다. 이후 '대외 활동 이력에 가점을 부여하라'는 식으로 평가 기준을 추가하면 새로운 기준에 맞춰 결과를 다시 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콜마그룹이 AI 활용 범위를 전사로 넓히는 것은 제조자개발생산(ODM)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ODM은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빠르게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제조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상품기획, 영업 등 고객사 대응과 연결된 업무 전반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생산 현장 자동화와 함께 사내 업무에 AI를 일상적인 도구로 정착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 활용은 연구개발과 영업 현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연구소에서는 화장품 성분 검토 자동화와 수출 인허가 서류 작성, 자외선 차단지수 예측 등에 AI를 활용한다. 화장품 원료와 소재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분석하는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하는 중이다.
영업에서는 고객사의 주문을 자동으로 수집하고 입력하는 AI 비서를 사용한다. AI가 수십만 건의 논문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핵심 내용을 정리한 뒤 연구 보고서까지 생성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기존 12시간가량 걸리던 논문 탐색과 보고서 작성 업무가 30분 수준으로 줄었다.
제조 현장에서도 AI 전환을 더욱 고도화한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기업 중 유일하게 'AI 팩토리 얼라이언스' 주관 기업으로 선정돼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원하는 자율제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AI가 제품의 점도와 발림성 등 물성을 예측하고 부적합 가능성을 판단해 생산 조건을 수정하는 방식이다. 미생물 식별·분류와 적합성 판별, 샘플링·이송 등도 AI와 지능형 로봇을 통해 자동화한다. 향후 로봇과 AI를 결합해 시험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조 환경까지 최적화할 계획이다.
콜마그룹은 직원들이 직접 AI를 활용하는 실질적 AX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직원들의 AI 활용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전사 확산하는 체계도 마련했다. 지난해 임직원과 각 부서가 AI 활용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신설한 'AI 챌린지 랩'에는 약 20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현재 효과와 확장성이 높은 과제는 패스트 트랙으로 선정해 실무자와 개발자가 함께 고도화하고 있다. 검증된 AI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전사 AI 포털도 연내 개설할 예정이다.
콜마그룹 관계자는 “AI를 일부 조직의 실험적인 기술이 아니라 전 임직원이 활용하는 공통 업무 도구로 정착시키고 있다”며 “현업 아이디어와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AI 활용 범위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