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이 상품이 물류센터를 떠나기 전이라면 언제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배송 시스템을 전면 개편했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 관행으로 여겨지던 '배송 준비 중 취소 불가' 장벽을 깼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최근 배송 유형별 취소 마감 시점을 실물 출고 직전으로 일제히 늦췄다. 과거에는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처리할 설비가 배정되는 '출하 지시' 단계에서 앱 내 '취소' 버튼이 사라졌다. 주문 상품이 여전히 창고에 있는데도 고객이 직접 결제를 취소할 수 없는 구조다.
올리브영은 배송 유형별로 취소 마감 기준을 세분화했다. 센터배송은 출하 지시에서 '피킹 완료'로, 업체배송은 출하 지시에서 '송장 등록'으로 기준을 늦췄다. 매장에서 출발하는 오늘드림은 주문 접수 확정이 아닌 라이더 배차 시점부터 취소를 제한하도록 바꿨다.

이번 조치는 이커머스 업계에 만연한 고질적인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반품 물류비용과 고객센터 운영비를 절감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대다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주문 직후 단순 변심이나 수량 변경을 원해도 '배송 준비 중' 상태라는 이유로 취소를 할 수 없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주문 직후 색상이나 용량을 잘못 선택한 사실을 알아차려도 간단히 취소하기 어렵다. 고객센터 문의, 상담원의 수기 확인, 제품 수령 후 반품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올리브영은 이번 조치로 물류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이르기 전이라면 언제든 주문을 취소할 수 있게 했다. 물류 처리의 안정성을 우선한 기존 시스템과 고객의 실제 이용 경험 사이에 발생한 틈을 좁혔다.
이를 위해 주문 취소와 라이더 배차 요청이 동시에 발생할 때 데이터 처리 과정이 충돌하지 않도록 제어 장치를 도입했다. 배달대행사 응답 지연이나 장애가 발생해도 고객의 취소 처리가 외부 시스템에 종속되지 않도록 후속 작업을 분리하는 등 물류·주문·결제 시스템의 정합성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영에 따르면 배송준비중 주문 취소와 관련한 고객센터 문의는 시스템 개선 후 평시 약 90% 감소했다. 주문량이 폭증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 기간에도 문의량이 약 89% 줄어드는 등 고객의 쇼핑 편의가 크게 개선됐다. 고객센터에 집중됐던 취소수요 상당 부분이 앱 내 직접 처리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된다.
올리브영은 이번 시스템 개선에 따라 출고 전 취소 확정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상품이 고객에게 배송됐다가 되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역물류 비용'을 차단하게 됐다. 아울러 소비자가 구매 버튼을 누르는 데 느끼는 심리적 장벽을 낮춰 장기적인 충성도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빠르고 편리한 배송만큼 주문 취소에 대한 고객 불편 최소화도 고객 편의를 완성하는 핵심 가치라는 생각으로 이번 개편을 진행했다”면서 “고객 관점에서 작은 불편함까지 기술로 해결해 최상의 옴니채널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