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 '세미콘 웨스트 2026'가 첨단 패키징과 이종집적을 핵심 화두로 내세운 가운데, 한국 기업들은 실물 장비와 샘플을 앞세워 기술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체 1500개 이상 부스 행사장 규모 대비 절대적인 비중은 작지만, 한국관과 단독 부스를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북미 반도체 제조 시장을 두드리고 있었다.
저스템·제닉스·나노텍 등 약 14개 기업이 참여한 한국관은 독일관, 대만관 등을 제치고 행사장 입구 가장 전면에 위치를 잡았다. 이번 행사 가장 화두가 됐던 패키징·HBM 관련 기업부터 오염 모니터링, 증착(ALD), 모션 컨트롤 업체 등이 다양하게 참가했다.
한국관을 꾸린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이 세미콘 웨스트에 참여한 지 거의 30년이 됐는데, 처음에는 구석에 자리를 배정 받다가 이제는 가장 좋은 자리를 배정받고 있다”며 “내년 피닉스 행사의 경우, 공간도 더 넓고 지자체 지원과 프로모션도 많아 참여 기업들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관 맞은 편에 단독 부스를 차린 신도기연은 이번이 세미콘 웨스트 첫 참가다. 1세대 디스플레이 회사인 신도기연은 2023년부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 패키징 분야 연구로 뛰어들었다. 이번 세미콘 웨스트에서는 '글라스 세라믹 관통전극(TGCV)' 인터포저 샘플을 선보였다.
신도기연은 현재 대형 기판 업체 등 약 10곳에 TGCV 샘플을 보내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상용화는 2027년 말에서 2028년쯤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를 포함 인공지능(AI) 가속기 관련 기업은 모두 잠재 고객이다. 이재환 신도기연 전무는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유리기판 대비 상용화가 더 빠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객사 테스트만 끝나면 바로 양산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는 독특한 부스 콘셉트로 관람객 눈길을 끌었다. 격벽에는 조선통신사 그림을 그려 두었고, 가마 자리에 한미의 TC 본더를 합성해 놓았다. 일본에 문물을 전하듯 미국 시장에 TC 본더를 전파한다는 뜻이다. 간판도 영어 대신 한글 '한미반도체'를 대문짝만하게 걸어 두었다. 한미반도체는 HBM4용 'TC 본더 4'와 2027년 출시 예정인 '와이드 TC 본더', 2.5D 패키징용 본더 여러 종을 전시했다.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고객사와 협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 스쿠토나스 SEMI 아메리카스 사장은 “쇼의 무게 중심이 첨단 패키징으로 완전히 옮겨갔다”며 “한국은 메모리의 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리더십은 미래 성장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열리는 피닉스 행사에 대해서는 “피닉스에만 3000억달러 이상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작년에 피닉스에서 했을 때 참석자가 50% 늘었다”며 “한국 기업들에게도 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