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기아가 국내 첫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 '울산 EV 신공장'의 이달 양산 돌입을 공식화했다. 아울러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스스로 공장을 운영·진화시키는 '자율운영공장' 비전을 제시하고, 2032년 미래 신공장에 휴머노이드를 전면 도입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도 밝혔다.
현대차·기아는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스마트팩토리 신기술 전시회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 미디어 초청 행사를 열고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 전환 전략을 발표했다.
최영태 현대차·기아 제조솔루션본부 E-FOREST센터장 상무는 “싱가포르 혁신센터(HMGICS)와 미국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이어, 이달 양산에 돌입하는 울산 EV 신공장 등에 지능화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양산 체제를 구축해 왔다”며 울산 EV 신공장의 10월 가동을 공식화했다.
현대차·기아는 시험 생산 단계를 거쳐 본격 양산 준비를 마친 울산 EV 신공장의 실제 차체·도장·의장 라인 영상도 공개됐다.

현대차·기아는 단순한 기계적 자동화를 넘어 데이터·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자율운영공장'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차 개발부터 생산, 시장 품질까지 전 밸류체인을 엔드투엔드 데이터로 묶고, 공장별 개별 시스템 파편화를 극복하기 위해 '테크 파운데이션-코어 시스템-제조 앱'으로 구성된 표준 제조 플랫폼을 확립한다는 전략이다.
중장기 로보틱스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비정형 부품 조립 등 고난도 공정에는 시각·인지 능력을 갖춘 '피지컬 AI' 기반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 상무는 “2030년 HMGICS에서 버추얼 기반 자율화 제조시스템을 고도화하고, 2032년 이후 미래 신공장에서 휴머노이드와 풀스케일 자율화 기술을 본격 적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왕연구소 전시장은 가상과 현실, 인간과 AI·로봇의 경계가 허물어진 미래 공장의 축소판이었다. 제조 소프트웨어관에서 연구원이 VR 기기를 착용하고 컨트롤러를 움직이자 가상공간 속 로봇 암이 오차 없이 배선을 정밀하게 체결했다.

옆 부스에서는 울산 EV 신공장에 시범 적용된 AI '폴라리스'가 '생산 현황 알려줘'라는 음성 질의 1초 만에 가동률을 띄우고, 차체 결함 원인과 조치 매뉴얼까지 척척 제시했다. 공장형(Factory)과 범용형(General)으로 나뉘는 폴라리스는 9월 울산 EV 공장에서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숙련 작업자의 손끝 감각에 의존하던 난제 공정의 자동화도 발길을 붙잡았다. 산업용 로봇은 형태가 변하기 쉬운 고무 웨더스트립과 도어 가니시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조립해 냈다. 물류와 최종 검사 라인 역시 완전한 지능화 체계를 뽐냈다.
충전 시간을 12분으로 대폭 줄인 표준 물류로봇(AGV)이 바닥 라인을 분주히 오갔고, 기아 PBV 'PV5'가 진입한 아치형 터널에서는 독자 개발한 외관검사 비전 장비가 수십 대의 카메라로 차체 표면의 미세 결함을 실시간 포착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인 기술은 단순한 인력 대체가 아니라 작업자를 위험하고 반복적인 노동에서 해방시켜 고부가가치 판단 영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프트웨어와 AI가 중심이 되는 스마트 팩토리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제 7회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행사에서는 현대차·기아와 협력사가 개발한 SDF 기반 기술, 자율화·자동화 기술 등 200여 건 신기술이 전시되며 협력사 세미나와 신제조기술 발표대회도 열린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