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래밍 언어 PHP에서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자 중국·일본 정부도 보안 경고를 발표하고 이용자들에게 신속한 업데이트를 권고했다. 특히 일본어로 된 웹사이트의 절반가량이 PHP를 쓴 대표적 웹사이트 제작 도구 워드프레스에 기반해 만들어지면서 일본 주요 기업들의 온라인 사이트 운영에 대규모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2일 요미우리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의 독립행정법인 정보처리추진기구는 전날 PHP를 이용하고 있는 웹사이트 운영자 등에게 신속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전날 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매우 시급하다”며 PHP 관련 대응을 촉구한 데 이어 이날도 재차 엑스를 통해 오류 수정 패치 등의 적용을 강조했다.
일본 재무성과 국토교통성도 전날 긴급 점검과 수정 패치 적용을 위해 홈페이지의 일부 콘텐츠와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국세청 홈페이지도 접속이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오사카부, 오사카시, 후쿠오카현 등 지방자치단체들 또한 홈페이지 일부 서비스 운영을 중단했다.
가나가와현 경찰은 운전면허증 갱신 예약 사이트 운영을 일시 정지했다 재개했고 기상청에서는 과거 기상 데이터 등 일부 콘텐츠 열람이 막혔다.
일본 주요 기업들도 PHP 보안 취약점에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상당수 중단하며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본의 주요 은행 중 한 곳인 미쓰비시UFJ은행은 시스템 임시 점검을 위해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며 인터넷 뱅킹 서비스인 '미쓰비시UFJ 다이렉트'를 통한 투자신탁 계좌 개설 등이 중단됐다. 대형은행 중 한 곳인 미즈호은행도 같은 날 홈페이지를 통해 지점 방문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다.
PHP는 홈페이지, 온라인 쇼핑몰, 게시판, 관리자 페이지 등 다양한 웹 서비스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웹 기술 분석업체 W3테크에 따르면 서버 측 프로그래밍 언어를 식별할 수 있는 웹사이트의 약 75%가 PHP를 사용한다.
일본은 PHP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꼽히면서 대규모 차질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PHP 기술자인증기구 등에 따르면 일본어 콘텐츠를 사용하는 웹사이트 중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를 사용하는 사이트에서 워드프레스의 점유율은 약 83.1%에 달한다.
또한 중국 공업정보화부 인터넷안전위협·취약점정보공유플랫폼(NVDB)도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눈)를 통해 “모니터링 결과 PHP에 두 가지 원격 코드 실행 초고위험 취약점이 존재하고 위험성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관련 기관·사용자에 전면 점검을 실시하고, 최신 버전 업그레이드나 서비스 중단, 네트워크 격리, 접근 제한 등 임시 보호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NVDB는 “인증을 거치지 않은 공격자가 이를 악용해 원격으로 임의 코드를 실행할 수 있고, 서버 제어권 탈취나 민감한 정보 유출, 서비스 중단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와 핀란드 등 일부 유럽 국가 정부기관은 예방 차원에서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했으며, 한국과 유럽, 호주 등의 사이버보안 당국도 긴급 업데이트를 권고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