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유보화 성동구청장 “성수의 혁신을 성동 전역으로···평생 살고 싶은 도시 만들겠다”

“주거·교육·돌봄 3대 정책으로 구민 삶의 질 높일 것”

“성수 AI·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왕십리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조성”



“2000석 규모 K-컬처 공연장 추진…기업 성장과 지역 상생 함께 실현”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동구의 미래산업 육성 전략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동구의 미래산업 육성 전략과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성동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고 있는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평생 살고 싶은 성동'을 구정 비전으로 내걸고 주거·교육·돌봄을 중심으로 한 도시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년간 서울의 대표적인 혁신도시로 성장한 성동구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수동에 집중된 산업·문화 성장 동력을 왕십리와 마장동, 금호동 등 구 전역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유 구청장은 지난 26일 취임 100일을 즈음해 진행한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동의 다음 단계를 여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며 “행정의 가치는 계획이나 구호가 아니라 구민의 일상이 얼마나 나아졌는가로 증명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수동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산업 육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성수 IT·문화콘텐츠 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 확대를 계기로 AI와 디자인, 패션, 미디어, 제조업이 융합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창업기업이 투자 유치부터 해외 진출까지 이어갈 수 있는 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에도 강한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삼표레미콘 부지 복합개발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중앙정부 및 서울시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울숲 일대에는 2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갖춘 문화 인프라를 조성해 성수를 세계적인 K-컬처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다. 왕십리역 일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조성과 마장동 복합개발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도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과 지역 간 격차 해소 역시 주요 과제로 꼽았다. 유 구청장은 “성수의 개성이 사라지면 사람도 기업도 떠난다”며 “기업이 성장하면서도 기존 상인과 주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상생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 디지털 돌봄, 스마트 주차시스템 등 주민 체감형 행정서비스도 확대한다. 기술 자체보다 주민의 안전과 생활 편의를 우선하는 '사람 중심 스마트도시'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유 구청장은 “10년 뒤 성동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고 싶고, 가장 일하고 싶은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며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기회를, 성장하는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의 연결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보화 성동구청장과의 일문일답.

“주거·교육·돌봄이 핵심···구민 일상 바꾸는 실행 행정 펼칠 것”

-민선 9기 성동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평생 살고 싶은 성동'을 구정 비전으로 제시했다. 앞으로 4년간 성동구를 어떤 도시로 변화시키고 싶은가. 특히 임기 중 반드시 실현하고 싶은 핵심 정책과 구정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

▲'평생 살고 싶은 성동'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안심하고, 청년에게 기회가 넘치며, 어르신이 존중받는 도시다. 지난 12년간 성동은 서울을 대표하는 혁신도시로 성장했다. 이제 그 성과를 바탕으로 성동의 다음 단계를 여는 것이 제 소임이다.

임기 중 반드시 이루고 싶은 핵심 정책은 주거, 교육, 돌봄 세 가지다.

첫째는 주거다. 취임 첫 결재로 구청장 직속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을 만들었다. 그동안 멈춰 있던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고 성수의 성장세를 왕십리, 마장, 금호 등 구 전역으로 넓히겠다. 주거환경 개선은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수단이다.

둘째는 교육이다. 성동구는 중학교 부족 문제로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가정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례가 있다. 아이들의 교육 문제 때문에 살던 동네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교육청과 협력해 학교 재배치를 추진하고 교육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

셋째는 돌봄이다.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생애 전체를 하나로 연결하는 '0세부터 100세까지' 성동형 복지 모델을 완성하겠다.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복지서비스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구정 운영 철학은 '실행하는 행정'이다. 행정의 가치는 계획이나 구호가 아니라 구민의 일상이 얼마나 나아졌는가로 증명된다. 답은 현장에 있다는 믿음으로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먼저 움직이겠다.

“성수의 경쟁력은 산업·문화 융합···세계가 머무는 혁신도시로”

-성수동은 제조업 중심지에서 스타트업과 소셜벤처, 패션·디자인·문화콘텐츠 기업이 집적된 혁신산업 거점으로 성장했다. 성수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글로벌 혁신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경쟁력과 중장기 산업 육성 전략은 무엇인가.

▲성수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과 기업, 문화가 섞이는 밀도'에 있다. 제조업 공장 사이로 소셜벤처와 스타트업이 들어왔고, 그 위에 패션·디자인·엔터테인먼트 기업과 문화가 더해졌다.

실제로 성수 일대 소셜벤처는 2017년 242개에서 2025년 544개로 늘었다. 단순히 유명 브랜드나 방문객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업이 뿌리내리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산업 생태계가 형성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성수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는 기업이 안정적으로 머물 수 있는 산업 기반이다. 올해 성수 IT·문화콘텐츠 진흥지구가 약 4배로 확대됐고, 준공업지역 지구단위계획도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AI와 디자인, 패션, 콘텐츠 기업이 성수에 터를 잡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둘째는 성수다운 개성을 지키는 일이다.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르면 성수를 만들어 온 사람들이 먼저 떠나게 된다. 기존 제조업체와 소상공인, 창작자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을 산업 정책과 함께 추진하겠다.

중장기적으로는 K-컬처 인프라를 확충하겠다. 성수에는 엔터테인먼트사와 패션 기업이 모여 있고 외국인 방문객도 크게 늘었지만, 정작 대형 공연장이 없다. 서울숲 일대에 2000석 규모 공연장을 반드시 실현해 성수를 잠깐 들르는 명소가 아니라 세계가 머무는 문화·산업 거점으로 만들겠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동구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성동구의 산업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AI 기업 유치부터 제조업 AX까지···성동형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

-AI가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성동구가 AI 기반 미래산업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는 정책은 무엇인가. 중소기업의 AI 전환(AX), AI 스타트업 육성, 대학·연구기관·기업 간 협력 구상도 궁금하다.

▲성동은 IT와 문화콘텐츠, 디자인, 패션, 그리고 여전히 살아 있는 제조업 기반을 함께 가진 드문 지역이다. 서로 다른 산업이 가까운 공간에 집적돼 있다는 점에서 AI 융합산업이 성장하기에 좋은 토양을 갖추고 있다.

우선 AI 기업과 연구개발 기능을 유치할 수 있는 산업 공간을 확보하겠다. 성수 진흥지구에서는 권장업종인 IT·연구개발(R&D)과 문화콘텐츠 산업을 유치하는 건물에 용적률과 높이를 최대 1.2배까지 완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적 인센티브를 적극 안내해 AI 기업과 연구 기능이 성수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중소기업의 AI 전환도 중요하다. 현재 성동구는 중소기업육성기금 융자, 특례보증, 소셜벤처 육성 및 판로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일반 구민과 재직자를 대상으로 '성동 AI·미래기술체험센터'를 통한 교육 및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성수의 수제화와 인쇄 등 전통 제조업체와 소상공인이 AI를 생산과 판로 개척에 활용할 수 있도록 단계별로 돕겠다.

AI 스타트업은 성동청년 창업이룸센터와 기존 소셜벤처 지원체계 안에서 함께 육성할 계획이다. 창업 공간과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연계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

산학연 협력도 확대하겠다. 성동구는 2020년 한양대학교와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관·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이러한 협력 기반을 확장해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창업 공간 넘어 투자·판로·해외 진출까지 성장 단계별 지원”

-성동청년 창업이룸센터를 비롯해 창업 지원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창업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투자 유치와 판로 개척, 기술사업화, 해외 진출 등 후속 지원이 중요하다. 현재 정책의 성과와 보완 과제, 향후 지원 방향은 무엇인가.

▲성동구는 일찍부터 창업 생태계 조성에 힘써 왔다. 2017년 전국 최초로 소셜벤처 육성 조례를 만들었고, 2020년부터 50억원 규모의 '성동 임팩트펀드'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해 왔다.

지난해 9월에는 78개 입주공간을 갖춘 '성동청년 창업이룸센터'를 개관했다. 올해 10회째를 맞은 소셜벤처 엑스포는 매년 160여개 기업과 1000여명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행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창업 공간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창업 초기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기에 들어선 기업은 투자 유치와 판로 확대, 해외 진출 과정에서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성장한 기업이 임대료 부담 때문에 성수를 떠나야 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기업을 유치하는 것 못지않게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이 계속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창업, 성장, 정착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

투자 부문에서는 기업설명회(IR) 컨설팅과 데모데이를 통해 투자자와 창업기업 간 연결 기회를 확대하겠다. 판로 개척에서는 관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스타트업의 첫 고객이 될 수 있도록 연계하겠다.

해외 진출은 성수를 찾는 글로벌 기업과 해외 방문객의 접점을 활용할 계획이다. 성수가 가진 글로벌 인지도와 네트워크를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 기회로 연결하겠다. 또한 진흥지구의 인센티브와 공간 정책을 연계해 성장한 기업이 성동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

“성수 진흥지구 205만㎡로 확대···산업 융합과 기업 정착 촉진”

-성수 IT·문화콘텐츠 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가 확대되고 권장업종도 다양해졌다. 이번 제도 변화가 지역 기업과 산업 생태계에 가져올 실질적인 효과는 무엇인가. 기업 유치와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설명해 달라.

▲올해 서울시 결정으로 성수 IT·문화콘텐츠 산업·유통개발진흥지구가 약 54만㎡에서 205만㎡로, 4배 가까이 확대됐다. 권장업종도 기존 IT·R&D 중심에서 디자인, 미디어, 패션 등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넓어졌다.

성수의 실제 산업 지형을 제도가 비로소 따라잡은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기업이 '성수에 남을 이유'가 생겼다는 점이다. 진흥지구 확대에 이어 마련된 준공업지역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권장업종을 유치하면 용적률과 높이를 최대 1.2배까지 완화받을 수 있다.

공개공지 확보와 친환경 인증, 공공기여 등 공공성 요건을 충족하면 상한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적용받을 수 있다. 성수의 지역적 특성을 살린 붉은벽돌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증축하는 경우 건폐율을 최대 70%까지 완화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이러한 인센티브는 기업 유치를 촉진하고 산업 공간을 확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건물을 늘리는 것만으로 산업 생태계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산업이 만나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환경이 중요하다.

앞으로 업종 간 협업 프로그램과 기업 네트워킹을 지원하겠다. 패션 기업과 IT 기업, 디자이너와 제조 장인이 성수 안에서 만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융합 생태계를 키우겠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삼표부지 개발 정상화·2000석 공연장 조성···성수의 미래 바꿀 것”

-서울숲 일대 2000석 규모 공연장을 갖춘 복합 문화시설 '컬처허브' 조성과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이 성수동의 미래를 바꿀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추진 상황과 남은 과제, 지역경제에 미칠 효과는 무엇인가.

▲삼표레미콘 부지 복합개발은 성동의 미래이자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핵심 사업이다. 서울시와의 사전협상과 건축위원회 심의는 마쳤지만, 지난 8월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됐다.

절차적 이견으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면 그 부담은 결국 주민에게 돌아간다. 성동구는 국토부에 신속한 보완 심의를 요청하고 있으며, 서울시와 함께 합리적인 해법을 찾고 있다. 서울시의회도 조속한 승인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2000석 규모 공연장은 성수를 K-컬처의 중심지로 만들 마지막 퍼즐이라고 생각한다. 성수에는 엔터테인먼트사와 패션 기업이 모여 있고 외국인 방문객도 많지만, 대규모 공연을 개최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 공연장 조성 방식과 구체적인 위치는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

두 사업이 실현되면 산업·문화 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도시환경 개선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삼표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를 통해 동부간선도로와 성수대교 북단 연결램프 등 교통시설을 개선하고, 서울숲과 한강, 응봉산을 연결하는 보행녹지축을 조성할 수 있다.

공연과 관광 수요는 주변 상권과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업무·문화시설은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를 불러올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걸어서 누릴 수 있는 문화시설과 쾌적한 교통환경을 돌려드리고 싶다.

“왕십리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마장동 복합개발···성수 성장 효과 구 전역 확산”

-성수동의 혁신산업 기반을 왕십리와 마장동까지 확대해 서울 동북권의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지역별 발전 전략과 성동구 전역으로 성장 효과를 확산하기 위한 실행 방안은 무엇인가.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면 '왜 성수만 키우느냐'는 말씀을 자주 듣는다. 성동구 안의 지역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이 민선 9기의 핵심 과제다. 왕십리는 GTX-C를 포함해 6개 노선이 지나는 교통 요충지다. 뛰어난 교통 접근성을 갖췄지만 정작 역 일대 핵심 공간에는 구청과 경찰서 등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기관을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해당 부지에 업무·상업·문화 기능이 결합된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노후한 경찰서를 이전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2031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GTX-C 사업 일정과 서울시의 왕십리 광역거점 계획에 맞춰 개발을 추진하겠다.

마장동에서는 한전 부지를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복합개발하겠다. 주민들이 실제로 원하는 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서울시와 주민 사이에서 적극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중랑물재생센터도 중요한 과제다. 주민들은 50년 넘게 관련 시설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 왔다. 시설 지하화에 맞춰 상부 공간을 '제2의 서울숲'과 같은 문화·체육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서울시에 건의하겠다.

성수의 성장 효과를 구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은 정비사업이다. 구청장 직속 재개발·재건축 신속관리추진단을 통해 사업장별 맞춤형 컨설팅과 갈등 조정을 추진하겠다. 왕십리, 마장, 금호 등 오랫동안 정체됐던 정비구역의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지역별 특성에 맞는 발전을 이끌겠다. 성수의 성장을 성동 전체의 성장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젠트리피케이션 대응 강화···기업과 상인, 주민이 함께 성장해야”

-성수동의 상업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임대료 상승과 기존 소상공인·제조업체의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도시 성장과 지역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은 무엇인가.

▲성동구는 2015년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만든 도시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9월, 약 10년 만에 성수동 지속가능발전계획을 새로 고시했다. 대상 구역도 약 225만㎡로 확대했다.

현장 대책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입점 관리다. 오는 12월부터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입점제한 구역을 232필지로 확대한다. 지역 상권의 다양성을 유지하고 기존 소상공인의 영업 기반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둘째는 임대료 안정이다. 현재 시세의 70% 수준으로 운영하는 안심상가 62곳을 운영하고 있다. 건물주와 체결한 임대료 안정 이행협약도 27건에 이른다. 상가 임대차 상담과 상생 협약을 통해 임차인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셋째는 제도 개선이다. 현행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환산보증금 상한은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증금과 월세가 높은 건물일수록 임차인이 충분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성동구는 이번 지속가능발전계획에 관련 법 개정을 위한 공론화를 주요 과제로 담았다.

상권 보호와 기업 성장은 서로 대립하는 문제가 아니다. 성수의 개성이 사라지면 사람도 기업도 떠난다. 건물주와 임차인, 기업과 주민이 함께 지키는 상생 협약을 확대하겠다. 동시에 방문객이 늘어나더라도 주민의 일상이 불편해지지 않도록 보행환경과 주차시설, 공중화장실 등 생활 기반시설도 함께 확충하겠다.

성수의 진정한 경쟁력은 건물이나 임대료가 아니라 그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과 기업, 그리고 지역의 고유한 문화에 있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유보화 성동구청장이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요 정책 추진 방향을 설명하며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4시 AI 안전도시 구현···스마트기술로 주민 생활 편의 높일 것”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도시 행정과 주민 생활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성동구가 지향하는 미래형 스마트도시의 모습은 무엇인가. AI 행정서비스와 스마트 교통·안전, 디지털 돌봄, 스마트헬스케어 등 주민 체감형 정책을 소개해 달라.

▲제가 생각하는 스마트도시는 기술이 앞에 서는 도시가 아니다. 주민이 기술을 의식하지 않아도 일상이 안전하고 편해지는 도시다. 우선 안전 분야에서 '24시 AI 안전도시'를 만들겠다.

노후 옹벽과 공사장 등 재난 취약지역에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고성능 CCTV를 설치하고, AI가 위험 요인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도록 하겠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을 넘어 위험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공영주차장을 확충하고 스마트 주차시스템을 도입해 빈 주차면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겠다. 주민과 방문객의 주차 불편을 줄이고 도심 교통환경을 개선하겠다.

돌봄과 건강 분야에서는 기술과 사람이 함께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겠다. 현재 AI를 활용한 1인가구 및 고령 장애인 안심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 진료하는 '효사랑 주치의' 사업을 운영하고, 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의료·요양·주거 서비스를 연결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돌봄의 공백을 줄이는 수단이지만, 사람의 손길을 완전히 대신할 수는 없다. 기술과 현장 복지를 결합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돌봄체계를 만들겠다.

행정 소통 방식도 바꾸고 있다. 취임 직후 문자 한 통으로 구청장에게 직접 불편사항과 정책 제안을 전달할 수 있는 '문자소통 365'를 개설했다. 접수된 의견을 담당 부서가 끝까지 확인하고 처리하도록 해 주민의 목소리가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지도록 했다.

스마트도시의 성과는 얼마나 많은 첨단기술을 도입했느냐가 아니라 주민의 불편을 얼마나 줄였느냐로 평가받아야 한다.

“10년 뒤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고 싶고 일하고 싶은 도시 만들겠다”

-앞으로 10년 후 성동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어떤 도시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는가. 중앙정부와 서울시,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와 성동구민, 청년·기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10년 뒤 성동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고 싶고, 가장 일하고 싶은 도시'가 돼 있기를 바란다. 세계의 기업과 인재가 찾아오는 혁신도시이면서, 오래 살아온 주민이 떠나지 않고 평생 머물고 싶은 동네이기를 바란다.

이를 실현하려면 성동구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앙정부와 서울시,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중앙정부에는 삼표레미콘 부지와 같은 핵심 개발사업에 대한 신속한 결정을 요청하고 싶다. 아울러 임차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서울시와는 대규모 공연장 조성과 왕십리 개발, 재개발·재건축 등 주요 사업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협력하겠다. 기업에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자세를 부탁드리고 싶다. 특히 청년들이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데 함께해 주기를 바란다.

지역사회와는 도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구조를 만들겠다. 특정 지역이나 일부 기업만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소상공인, 청년과 기업이 함께 기회를 얻는 도시가 돼야 한다.

성동구민 여러분께는 성장의 속도만큼 일상의 안전과 편안함을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 성동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청년과 기업인 여러분께는 도전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성장하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연결을 드리고 싶다. 성동에서 시작해 성동에서 성장하고, 성동에서 꿈을 이루시길 바란다.

서울 성수동 삼표 레미콘 부지 개발 조감도.(사진 제공=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 성수동 삼표 레미콘 부지 개발 조감도.(사진 제공=서울특별시 성동구)

◇유보화 성동구청장은…

유보화 성동구청장은 30년 넘게 서울시와 자치구에서 근무하며 정책 기획과 도시행정 전반에 걸쳐 풍부한 경험을 쌓은 행정 전문가다. 순천고등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시립대학교 도시행정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과 성동구 부구청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으로도 활동했다. 2026년 민선 9기 성동구청장에 취임해 '평생 살고 싶은 성동'을 구정 비전으로 제시했다. 주거·교육·돌봄을 3대 핵심 과제로 삼고 성수동 혁신산업 육성, 왕십리·마장동 균형발전, AI 기반 미래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장 중심의 '실행하는 행정'을 강조하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구민 삶의 질 향상을 함께 실현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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