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서명운동, 기업 정책 바꿨다…버라이즌 수수료 부과 하루만에 철회

 미국 1위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이 새로운 수수료 과금체계를 발표했지만 이용자들의 항의 때문에 하루 만에 백기를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뭉친 이용자들의 힘을 보여준 사례다.

 1일 블룸버그 등 미국 외신은 버라이즌이 지난해 29일 새해부터 이용요금을 신용카드와 온라인을 통해 결제하는 이용자들에게 매달 2달러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곧바로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버라이즌은 당초 신용카드 회사들이 자신들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부담이 돼 고객에게 전가하는 한편, 전자수표나 은행계좌로 고객이 결제 방법을 바꾸도록 유도하려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발표 직후부터 거센 역풍을 맞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용자들이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인 것. 발표 직후 온라인 청원사이트인 ‘체인지’에는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브라이언 코터 체인지 대변인은 “대기업은 자신들이 편한 방식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요금을 부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며 “하지만 모바일 기기 등의 확산과 더불어 SNS 활성화 등으로 기업이 새로운 정책을 적용하려면 소비자 검증을 미리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 역시 강력하게 반발했다. 소비자 권리 블로그인 컨슈머리스트는 2달러 추가 요금을 피하는 8가지 방법을 소개하며 그 중 하나로 통신사를 바꿀 것을 권유했다. 상황이 가중되자 연방통신위원회(FCC)까지 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버라이즌은 하루 만에 계획을 철회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사태가 ‘이용자의 힘’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였다고 전했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직불카드 수수료 5달러를 부과하려고 하자 온라인 서명 운동을 전개해 몇 주 만에 계획을 철회토록 만든 상황과 똑같다는 것. 당시 서명 운동을 시작했던 몰리 캐치폴은 “BoA 사태 때 나를 지지해준 네티즌에게 이메일을 보내 버라이즌의 행태를 막자고 촉구했다”며 “몇 시간 만에 10만명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동참했다”고 말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