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메모리 DB, 증권사 핵심 업무에 첫 적용

외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텃밭이던 증권사 핵심업무시스템에 국산 제품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한화투자증권이 국산 DBMS인 선재소프트의 DB제품을 도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첫 사례다.

한국거래소는 차세대시스템인 `엑스추어플러스(EXTURE+)`의 메인 DB로, 한화투자증권도 지난달 오픈한 차세대 시스템에 적용했다.

이들은 모두 증권 거래의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선재소프트의 제품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선재소프트의 DB는 메모리 기반 DB로, 기존 경쟁사 제품 대비 기능은 단순하지만 성능은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태순 한화투자증권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차세대 사업을 추진하면서 성능을 충분한 검증하고 도입을 결정했다”며 “매매주문이 메모리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기존 대비 서버에서 처리되는 속도가 5배 이상 빨라졌다”고 말했다.

내년 2월 차세대 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인 한국거래소도 자체 테스트 결과 기존 대비 최소 4배 이상 향상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핵심 인프라에 외산 DB를 선호해 왔다. 이번 선재소프트의 DB 도입으로 외산 DB는 백업용으로 활용하게 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산 DB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 속도는 빨라 많은 증권사들이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거래소 차세대 시스템의 안정성이 검증되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

선재소프트는 국산 DBMS 업체 알티베이스의 대표로 지냈던 김기완 전 사장이 2010년에 설립한 메모리 기반 DB 업체다. 김 사장은 글로벌 DBMS업체인 한국오라클 출신이기도 하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