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와츠앱 인수]카톡·라인 해외 전략에 비상 걸렸다

라인, 카카오톡, 위챗 등 아시아 지역을 기반으로 서구 시장 진출을 노리던 모바일 메신저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은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인 커뮤니케이션 길목을 장악해 사용자를 모으고 게임 등 부가 서비스와 콘텐츠를 더하며 소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와츠앱 인수로 페이스북이 SNS와 메신저를 아우르는 압도적 모바일 플랫폼 구축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면서, 라인과 카카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은 라인과 카카오를 벤치마킹해 자체 메신저를 강화하며 메시지 시장을 노려왔으며, 와츠앱까지 인수해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게 됐다.

마케팅 전쟁이 격화되고 현지 통신사나 콘텐츠 기업 등과의 제휴 및 협업 경쟁이 불붙을 전망이다. 특히 유럽을 공략하고 남미를 거쳐 미국 시장으로 들어가려던 라인은 앞으로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라인은 스페인에서 1500만명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가능성이 보이는 시장에 마케팅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를 늘여 왔다. 앞으로는 기존 서구 모바일 시장의 두 강자를 함께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황인준 네이버 CF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등 서구에서 와츠앱 점유율이 높고 페이스북도 메신저 역할을 하며, 스냅챗 등 다른 기능의 SNS도 많이 있다”며 “라인과 서비스 방향은 다른 만큼, 자체 차별성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미국에서는 비주류에 가깝던 메신저 서비스의 위상이 올라가는 효과도 기대된다. 라인은 “다른 회사에 대한 코멘트는 적절치 않다”면서도 “메신저 서비스는 현재 모바일의 중심으로, 이번 인수가 메신저의 가치를 나타내는 하나의 사례”라고 밝혔다.

페이스북과 와츠앱이 손잡으면서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도 위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페이스북은 성장 동력으로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와츠앱을 묶어 현지 통신사와 제휴하는 등의 모델도 생각할 수 있다.

해외 거점을 만들려는 카카오 입장에선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가 약점이다. 카카오는 내년으로 예정된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의 자금을 모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쟁 서비스가 가진 총알보다는 한참 부족하다.


모바일 메신저의 플랫폼 진화와 수익 모델을 선도적으로 개척해 온 노하우와 역량은 강점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을 개척하며 지금까지 위기가 아닌 적은 없었다”며 “카카오톡은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수익 모델을 만든 세계 최초의 사례로, 플랫폼으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