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기반 결제서비스 `모바일 페이온`, 잇단 암초 만나 보급 난항

새로운 모바일 결제 기술로 관심을 모았던 비접촉 결제서비스 ‘모바일 페이온(PayOn)’이 카드사의 투자 위축과 삼성전자 ‘갤럭시S4’의 기술 지원 미흡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페이온 서비스는 지난 2007년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비씨카드 등이 선보인 비접촉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로 후불교통카드 기능을 이용해 단말기에 카드를 긁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자판기, 구내식당 등 일부 가맹점에서만 제한적으로 이용돼 왔다.

지난해 10개 카드사로 참여자가 늘면서 ‘페이온 협의회’를 공식 발족하고, 스마트폰을 결제단말기로 사용하는 모바일 페이온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페이온은 신용카드 가맹점주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보유한 경우, 무선주파수(RF) 단말기를 추가 설치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사업이다.

문제는 당시 가장 많이 보급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4’가 모바일 페이온을 가능케하는 비접촉식 교통카드 규격 ‘마이페어(MiFare·필립스 특허)’ 기능을 빼면서 보급 확대에 차질이 발생했다.

신용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원가절감을 이유로 마이페어 지원 기능을 갤럭시S4에서 제외했다”면서 “이 때문에 인식은 되는데, 암호화된 정보를 풀 수 없고 결제가 사실상 불가능해 보급 사업이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대중적 인기를 모았던 갤럭시S4에서 모바일 페이온 결제가 되지 않자 이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가맹점주는 관련 기능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등으로 기기를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LG전자는 전 모델에 마이페어 지원 기능을 기본 탑재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모바일 페이온 사업을 재래시장은 물론이고 대형가맹점, 대리운전, 배달 서비스 업종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려했으나 단말기 교체 비용을 우려하는 가맹점주가 많아 쉽지 않았다”면서 “세계적으로 교통카드 기반 결제서비스가 확산되는 추세였는데 삼성전자가 왜 그렇게 근시안적인 결정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모바일결제사업자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사업에서 호환 단말기 지원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며 “이같은 지적이 잇따르자 삼성전자가 ‘갤럭시S5’에 다시 마이페어 규격을 탑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페이온 협의회 관계자는 “사상초유의 고객정보 유출사고까지 겪으면서 이래저래 어렵지만 모바일 페이온 사업은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힘을 모아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