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독버섯처럼 성장하는 콘텐츠 불법 유통 시장

작년 한 해 국민 10명 중 3명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음악을 듣거나 토렌트로 영화를 봤다. 저작권보호센터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만 13세에서 69세 인구의 약 33.3%인 약 1349만명이 불법 복제물을 직간접적으로 소비했다. 이 수치는 200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감소했다가 2010년부터 다시 증가추세를 보였다. 2010년을 기점으로 국내 스마트기기의 보급률이 증가해 콘텐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콘텐츠를 다운로드 방식 중 토렌트 이용이 40%를 넘으며 가장 많았다. 토렌트는 영화, 음악 등의 파일 조각을 인터넷에 분산시켜 놓고 다중 접속으로 흩어진 파일을 모으는 P2P 파일 전송 방식이다. 다운 받는데 1~2분 정도 소요로 속도도 빠르고 별다른 인증 절차도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는 현재 국내 토렌트 사이트를 약 60여개로 파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1000개가 넘는다. 토렌트 사이트의 주된 수입원은 두 가지다. 토렌트 사이트 내 걸린 광고로부터 나오는 수익과 특정 웹하드와 계약을 맺고 해당 토렌트 사이트를 통해 웹하드 회원가입이 될 경우 받는 일정 수수료다. 토렌트 사이트별로 평균적인 매출액은 큰 차이를 보인다. 작년 수사로 밝혀진 국내 최대 토렌트 사이트의 광고 수익과 웹하드 가입 수수료만 월 1000만원이 넘었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의 활개도 심각하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는 재작년 5월 웹하드 등록제 시행 이후 풍선효과로 불법 저작물 유통 대체 경로로서 등장했다. 다운로드를 받을 필요 없이 바로 재생 가능하고 통신 속도도 빨라지면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현재 파악된 스트리밍 사이트만 80여개에 육박한다. 집계 망을 벗어난 해외 사이트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스트리밍 사이트의 수익원도 광고 매출이다.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토렌트는 사이트 운영자, 상습적 업로더에 대한 처벌 및 고발 조치가 법률적으로 명시돼 있다. 제재가 쉽지는 않은 해외 토렌트 사이트는 저작권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며 피해 상황을 적시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사이트 접속 차단 요청을 하고 있다. 작년 10개 사이트를 수사해 운영자 12명과 대량 업로더 41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방통위에 신고된 11개의 해외토렌트 사이트는 현재 차단된 상태다.

일각에선 현당국의 제재 조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지적한다. 업계관계자는 “토렌트,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이용자들은 한 사이트가 막히면 다른 사이트 정보를 공유하는 등 철새처럼 이리저리 불법 콘텐츠 유통망을 옮겨가고 있다”며 “더욱이 콘텐츠를 불법적으로 유통하는 방식은 앞으로도 더 지능적으로 진화할 것인데 지금과 같은 당국의 소극적인 자세로는 지금의 행태를 근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