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ICT융합시장 창출 이제 기업이 나설 때

KT와 한국전력이 9일 정보통신과 에너지 기술 융합을 통한 신시장 창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LTE를 활용한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AMI) 구축을 비롯해 전기차 충전, 빅데이터 융합, 글로벌 에너지 그리드 등 4개 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양사 대표가 만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지난 5월 스마트그리드 협력을 전 방위로 확대한 셈이다.

우리나라 통신과 전력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다. 그러나 통신과 전력 시장 포화로 어려움을 겪는다. 각각 새로운 신규 사업을 모색하지만 여의치 않다. 전혀 낯선 분야는 시너지 효과가 적고 실패 가능성도 높다. 기존 사업 연장선에서는 큰 규모 사업을 찾기도 쉽지 않다. 통신과 전력 융·복합 시장은 기존 경쟁력을 살릴 수 있으며, 규모 또한 크다.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 그래서 양사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KT와 한전이 처한 상황은 다른 기업이라고 다를 바 없다. 업종마다 1위 업체도 힘이 들 정도로 거의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 탈출구도 좀처럼 찾지 못한다. KT와 한전 협력과 같은 이종 기업 간 신규 사업 창출은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날 ‘한국ICT융합네트워크’도 출범했다. 산학연관이 참여해 1년여간 운영한 ‘ICT융합정책네트워크’를 확대 발전시켰다. 이 네트워크는 조선, 국방, 의료, 농업, 화학, 자동차, 에너지, 교육, 섬유 등 각 산업과 ICT를 융합할 방안을 찾았다.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와 관행을 찾아냈다. 조직 명칭에 ‘정책’이라는 단어를 뗐다. 이제 실행에 옮기자는 의지다. 정부는 지적된 각종 규제를 서둘러 뜯어고쳐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뛴다.

융합 산업 활성화 성패는 결국 기업에 달렸다. 신산업을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은 오로지 기업 몫이다. 특히 이종 기업 간 협력은 필수다. 전문 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합쳐야 새 시장 창출 시점도 빨라진다. 글로벌 경쟁력도 확보한다. 모든 융합의 중심에 있으며 핵심 인프라를 쥔 ICT기업 역할은 그래서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