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을미년 뒤흔들 ‘대양’은?

우리 조상들은 양을 ‘착함’ ‘의로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동물로 꼽았다. 또 순하고 어질고 참을성 있는 동물로 인식했다. 동시에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습성을 바탕으로 정직과 정의의 상징으로도 여겼다.

[신년기획]을미년 뒤흔들 ‘대양’은?

을미년 양띠해를 맞아 새해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일 인물을 꼽아보면 먼저 콘텐츠 업계에는 이해진 NHN 의장(1967년생)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1967년생)가 있다. 모바일 메신저 등 인터넷 서비스와 게임 분야에서 각각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만든 동갑내기 벤처 창업가다.

재계를 움직이는 주요 대기업에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기대할만한 양띠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한상범 사장과 새롭게 OLED사업부를 이끌게 된 여상덕 사장이 동갑내기 양띠다. 모두 각 산업 분야에서 영향력이 큰 대표 인물들로 새해 행보에 기대가 크다.

◇‘라인’과 ‘게임’ 세계 장악력 끌어올리는 해

왓츠앱, 위챗에 이어 세계 3대 메신저로 자리 잡은 ‘라인’ 개발을 주도한 이해진 의장은 국내 검색 서비스에 국한한 NHN을 세계적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만든 인물이다. (기존 검색 서비스로 정복하지 못한 일본 시장에서 국민 메신저 서비스를 만들어낸 셈이다.)

라인은 메신저 기능을 넘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와 연동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일본에서 배달 서비스 등을 새롭게 준비하는 등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매달리며 창업 당시 초심을 잃지 않은 이해진 의장의 뚝심과 추진력을 구심점 삼아 라인이 올 한 해 영토를 얼마나 더 확장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택진 대표는 지난 1997년 엔씨소프트 창업 이후 꾸준히 직접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게임을 보는 안목이 워낙 깐깐해 내부 개발작 중 대부분이 김 대표의 최종 심사에서 탈락한다. ‘리니지’ ‘아이온’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걸작을 선보였지만 뒤로는 수많은 개발작이 빛을 보지 못한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모바일게임 사업 부진과 기대에 못 미친 중국 사업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온라인게임 명가’ 타이틀에 맞게 화려한 부활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게임 ‘리니지 이터널’ ‘MXM’을 비롯해 모바일게임 ‘블소 모바일’ ‘아이온 레기온즈’ 등이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시장 개척’과 ‘숙제 해결’ 짊어진 재계 양띠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955년생 양띠 동갑내기인 한상범 대표이사 사장과 새로운 OLED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한 여상덕 사장이 합심해 세계 OLED 시장 장악에 나선다. 지난해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독보적인 OLED 기술력으로 어려움을 타개하고 시장을 개척한다.

트위터를 즐겨하고 각종 IT 기기 신제품에 관심이 많은 ‘얼리어답터 회장님’으로도 유명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도 올해 60세 양띠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정부와 협력해 기업의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기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올해도 활발한 경영 행보는 물론 트위터로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1955년생)과 이유일 쌍용자동차 대표(1943년생)가 양띠다. 두 회사 모두 내수와 수출을 모두 늘려야 하는게 숙제다. 특히 이유일 대표는 오랜만에 내놓은 신차 ‘티볼리’와 해고노동자 복직 이슈가 맞물려 사회적 관심으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경영 행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윤종규 KB금융지주 신임 회장(1955년생)의 어깨도 무겁다. 금융사고와 경영진 내분으로 잇단 악재가 겹쳐 회사 위상이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선 등의 숙제를 해결해 그룹 경영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게 숙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유통 사업에서 중국을 포함한 해외 진출에 계속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안전사고가 빈번해 그룹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대외 신뢰도를 높이는 게 숙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는 각각 장원기 중국본사 사장과 최상규 한국영업본부장(사장)의 행보가 기대된다. 장원기 사장은 샤오미 등 중국 현지 스마트폰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11월 인사에서 승진한 최상규 LG전자 사장은 핵심 제품군인 TV 영업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새해 OLED TV와 스마트폰 등 주력 제품군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주목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