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출 성공한 –60°C 급속냉동기, 냉동식품 선입견 깨다

필리핀 수출 성공한 –60°C 급속냉동기, 냉동식품 선입견 깨다

냉동식품에 대한 선입견은 크게 3가지다. ‘싸구려다, 맛이 떨어진다, 질이 떨어지는 재료가 냉동식품으로 만들어진다.’ 이러한 선입견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냉동하면 세포 속 수분이 얼면서 부피가 팽창해 세포를 동파시킨다.

따라서 냉동식품에 대한 선입견을 깨는 관건은 ‘동파 없는 냉동’에 있다. 얼핏 들으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영하 60°C 초저온으로 급속냉동을 하면 세포는 미처 터지기도 전에 동결된다. 이러한 원리가 적용되는 식품의 전형적인 예는 참치다. 횟감용 참치는 주낙으로 낚이자마자 초저온으로 급속동결되므로, 해동을 시켜도 마치 갓 잡은 것과 같은 맛을 낸다.

남태평양에서 잡히는 참치가 한국의 횟집에 선을 보이도록 해주는 급속냉동기는, 현재 해산물 냉동식품 전반에 걸쳐 이용되고 있다. 필리핀에 급속냉동기 수출을 성사시킨, 극저온 냉동시스템 전문기업 세일유프리저(대표 정준영)가 그 사례다.

최근 필리핀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대표적인 수산물은 블랙타이거 새우다. 무게가 300g에서 600g에 달하는 이 새우는 맛과 품질이 뛰어나지만, 한국에 수입하는 과정에서 일반냉동으로 얼리면 품질이 크게 떨어지고 만다.

세일유프리저는 블랙타이거 새우 수입업체인 해뜨란(주)의 의뢰에 따라 자사 급속냉동기를 판매했고, 이 냉동기로 급속냉동시킨 블랙타이거를 업체 관계자들과 셰프들이 시식한 결과 생물과 거의 차이가 없는 맛이 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해뜨란 측 관계자는 “급속냉동 블랙타이거 새우에 대한 전문가들의 호평 이후로, 급속냉동기를 이용하는 수산물 종류를 더 늘렸다. 전복의 경우 활전복이라도 수족관에 40분 이상 보관하면 비린내가 나는데, 급속냉동기 덕분에 비린내를 잡을 수 있었다. 5월 초부터, 급속냉동기로 동결시킨 블랙타이거 새우, 전복과 자숙문어 물량을 국내에 수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 현지에서 쓰이던 외국산 급속냉동기는 기온이 40°C를 넘기는 날이 많은 여름 날씨에 버티지 못하고 기능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세일유프리저 제품은 문제없이 가동되어 필리핀 대형 쇼핑 몰 등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세일유프리저의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jynkorea)를 방문하면 새우, 문어뿐만 아니라 버섯, 딸기, 필리핀 망고 등 다양한 수산물, 농산물을 -60도의 초저온 급속냉동기로 얼린 음식 사진들을 볼 수 있다.

이뉴스팀 e-new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