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교육현장을 가다]<1>과천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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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현장에 소프트웨어(SW)가 녹아들고 있다. 디지털 창조경제 시대를 이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SW교육 열기가 뜨겁다. 학생들의 SW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전자신문은 선도적 SW교육을 실시하는 초·중·고교 교실을 직접 찾아 학생들을 만나봤다.

경기도 과천고등학교 SW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햄스터로봇 프로그래밍 수업을 실습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경기도 과천고등학교 SW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이 햄스터로봇 프로그래밍 수업을 실습하고 있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인터넷 접속 허용했으니 세팅 시작하세요. 나눠준 USB를 연결해 블루투스를 활성화한 후 페어링하세요.”

지난 21일 오후 4시 과천고등학교 컴퓨터실에서 진행된 2학년 8반 ‘정보수업’ 시간. 이병모 과천고등학교 교사가 전자교탁에서 시스템을 부팅하며 수업을 시작한다. 교사 안내에 따라 학생들은 일제히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 학습자료실 폴더 내 프로그램을 내려받는다. 이어 컴퓨터실은 ‘삑삑’거리는 기계음으로 가득 찬다. 성냥갑만한 햄스터 로봇이 학생들 책상 위를 분주히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학생들은 로봇동작 명령어를 바꿔가며 햄스터로봇의 바뀐 동작을 관찰한다.

최하식 군은 “기본 제공되는 동작언어가 있는데 언어를 수정해 햄스터 움직임을 바꾼다”며 “생각보다 쉽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수업은 학생 자발적 참여로 진행된다. 교사는 단지 과제를 정의해주는 수준에 그친다.

이 교사는 “학생 여러분이 문제 및 해결방법을 가지고 있으니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함수를 바꿔 적용할 때마다 로봇 움직임이 어떻게 바뀌는지 확인해 보자”고 말한다.

학생들은 어떤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사용 중인 언어는 ‘Dev C++’이다. 리눅스 진영에서 무료로 공개한 오픈소스 C언어다. 언어사용에 따른 부담이 적고 학생이 오픈소스 SW를 접하는 장점이 있다. 지난 1학기 동안 학생들은 언어 개념을 익혔다. 2학기부터 배운 언어를 실제 로봇에 적용, 실행하고 있다.

남윤성 군은 “전·후진 방향전환에 이어 가속과 감속을 어떤 식으로 구현할지 찾아보고 있다”며 “언어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햄스터로봇을 똑똑하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과천고등학교는 1·2학년 학생 600명 모두가 SW수업을 듣는다. 1학년은 주당 2시간, 2학년은 주당 1시간씩 공부한다. 기존 교과 내용을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문제해결과정으로 재구성했다.

이 교사는 “올해부터 학생이 직접 SW를 체험하는 형태로 내용을 바꿨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라며 “정규수업 외 SW동아리와 행사도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별도 운영하는 동아리는 SW제작에 관심 있는 학생에게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 진로 설정에 도움을 주는 맞춤형 교육도 병행한다. 상반기에는 외부전문가를 초빙해 라즈베리 파이 등 전문 분야를 소개하기도 했다.

SW수업이 동떨어진 과목이 아니라 수학, 물리, 기계 등 타 과목과 연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내년부터는 국어과목을 SW와 연계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과천고는 교내 SW수업에 그치지 않는다. 인근 과천중앙고, 과천여고, 과천외고와 함께 SW교육 클러스터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1학기에는 17주간 로봇기초 클러스터를 운영했다. 4개 고등학교 학생 13명이 수강했다.

지역 내 정보교사 모임을 구성해 정보 교류와 SW교육 수업 지도안도 함께 개발한다. 관내 초중등학교 교사 초청, SW교육성과 공유 연수를 실시했다.

이 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SW수업을 좋아하고 열중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며 “SW교육이 더 많은 학교로 확대 실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