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경매 조기 종료…과열은 없었다

이틀 만에 최종 낙찰가 2조1106억원…이통사 실리 챙겨

이동통신 3사가 2016년 주파수 경매에서 실리를 챙겼다. 예상과 달리 조기에 경매가 끝나면서 비용 부담을 덜었다. 이통 3사에 총 80㎒폭 롱텀에벌루션(LTE) 주파수가 공급되면서 트래픽 증가에 대비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일 속개된 주파수 경매에서 최종 낙찰자가 결정돼 경매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1차 마지막 라운드인 7라운드와 이날 2일차 8라운드에서 5개 블록 모두 입찰자가 없어 경매가 마무리됐다. A블록(700㎒ 대역 40㎒폭), B블록(1.8㎓ 대역 20㎒폭), C블록(2.1㎓ 대역 20㎒폭), D블록(2.6㎓ 대역 40㎒폭), E블록(2.6㎓ 대역 20㎒폭) 가운데에서 경매가가 오른 대역은 D블록이 유일하다.

SK텔레콤은 D블록을 9500억원(최저 경쟁가격 6553억원), E블록을 최저 경쟁가격인 3277억원에 확보했다. KT는 B블록을 4513억원, LG유플러스는 C블록을 3816억원에 각각 가져갔다. D블록을 제외하고는 모두 최저경쟁가격이다. 700㎒는 유찰됐다.

경매 첫날엔 D블록에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가 경합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KT는 일찌감치 B블록으로 옮겨간 반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경쟁하며 경매가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최종 낙찰총액은 2조1106억원으로 최저경매가격인 2조5779억원에 못 미쳤다. 3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자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정부가 원한 대로 세수 확보가 안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LTE 전국망 설치를 완료한 시점에서 이통사가 필요한 주파수만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통신 시장 포화와 매출 감소 시점에서 무리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 개막을 앞두고 KT와 LG유플러스는 필요한 용량만큼의 주파수를 확보했다”면서 “SK텔레콤은 2.1㎓ 20㎒ 폭을 반납하는 데도 LTE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주파수를 더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파수 경매가 끝나면서 앞으로 달라질 서비스에 관심이 쏠렸다. SK텔레콤과 KT 및 유플러스는 각각 40㎒, 20㎒, 20㎒ 폭의 LTE 주파수가 늘어난다. 신규 주파수는 주파수 할당 증서 교부 이후 60일 내 최초 대가(경매가 25%)를 납부하는 순간부터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1㎓에서 광대역을 추가로 확보하게 돼 기존의 광대역과 협대역을 묶어 최대 375Mbps 속도의 3밴드 LTE-A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통신 속도를 33%로 높이는 256쾀(QAM)을 사용하면 최대 500Mbps까지 속도가 빨라진다.

KT는 듀얼 광대역은 아니지만 LTE 주파수 총량이 LG유플러스보다 앞서 CA 기술을 활용하면 LG유플러스 이상의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가장 많은 135㎒ LTE 주파수를 확보한 만큼 375Mbps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공급된 주파수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환경이 조성돼 국민 편익이 증대되고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