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샤오미가 독자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앞장서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자체적으로 AP를 개발한 것은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가 두번째다.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중에서는 애플과 삼성이 독자개발한 AP를 사용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은 중국 국가컨벤션센터 열린 패키지 출시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서지(Surge)S1 프로세서와 이를 채택한 보급형 스마트폰 미5C(Mi 5C)를 공개했다.

AP 개발은 샤오미 자회사 파인콘이 담당했다. ARM 빅리틀 아키텍처로 만들어진 서지S1은 4개의 2.2㎓코텍스 A53코어와 말리 T860 MP4 그래픽칩셋(GPU)으로 구성됐다. 퀄컴의 보급형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 625와 대만 미디어텍의 P20 및 P10급 성능을 갖췄다. 스냅드래곤 625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C` 시리즈와 화웨이 중급 스마트폰 `G9플러스` 등에 적용된 바 있다. 서지S1을 채택한 미5C는 3일부터 중국에서 1499위안(약 24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샤오미는 애플, 삼성, 화웨이에 이어 AP를 독자개발한 네 번째 스마트폰 업체가 됐다. 자체 설계 또는 자체 부품 제조를 통해 스마트폰 하드웨어와 응용프로그램 생태계를 잘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인 인도시장 공략에도 이점이 있다. 샤오미는 현재 고가폰에 퀄컴 칩을 쓰고 저가폰에는 대만 미디어텍 칩을 사용한다. 그러나 주 공략시장인 인도에서는 퀄컴과 특허 분쟁에 휘말려 퀄컴칩이 들어간 스마트폰만 판매하고 있다.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의 션 양 연구원은 “내부적으로 칩을 개발하는 것은 스마트폰 제조업체에게 큰 의미가 있다”면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을 최적화함으로써 사용자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가 자체 AP개발에 성공함에 따라 중국 당국의 반도체 굴기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반도체를 국가 핵심 산업분야로 설정하고 수십억달러 자금을 글로벌 반도체 기업 인수와 기술개발에 투자했다. 샤오미의 AP개발에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은 이날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에 “정부 지원에 감사드린다”는 문구를 띄워 정부 지원설을 뒷받침했다. 레이 쥔 회장은 AP개발에 10억위안(약 1648억원)이 투자됐다고 밝혔으나 정부 지원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지원은 기술개발을 위해 해외 반도체 기업을 매수하려는 시도를 포함 해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중국 정부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샤오미가 자체 개발한 프로세서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마크 리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경쟁력있는 모바일 칩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리소스가 많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2015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샤오미는 2016년 시장점유율 5위 업체로 전락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