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으로 카톡 전송...카카오미니 '집으로 들어온 카카오 AI'

카카오 미니 이미지<사진 카카오>
카카오 미니 이미지<사진 카카오>

카카오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 미니'가 이르면 26일께 사용자와 만난다. 지난달 메이커스위드카카오 예약판매 이벤트에 성공한 사람에게 배송을 시작했다. 정식 판매는 11월 둘째 주다. 카카오 한남동 오피스에서 카카오 미니를 미리 써봤다. 스마트폰에 '헤이카카오' 앱을 설치한 뒤 마찬가지로 '헤이, 카카오'라는 말로 호출해 사용한다.

카카오 미니의 가장 큰 장점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음성으로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거실에서 음악을 듣거나 주방에서 요리를 하다가도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고 보낼 수 있다. 기존 AI 스피커가 지원하기 힘든 '소통' 영역이 강화됐다.

이용자는 카카오 미니를 호출한 뒤 'OO에게 OO라고 카톡 보내줘'라고 하면 카카오톡 친구에게 메시지를 전송한다. 전송 전에 메시지 내용과 전송 여부를 확인한다. 오타나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염려가 없다. 한 문장으로 말하기 힘든 긴 메시지를 보낼 때는 '카톡 보내줘'라고 명령한 뒤 메시지를 따로 불러주면 된다. 카카오톡 상 읽지 않은 메시지가 몇 건인지, 누가 보냈는지 확인도 가능하다. 뉴스, 음악을 들을 때 '이 음악(뉴스) OO에게 카톡으로 보내줘'라고 하면 친구나 단톡방에 공유한다. '오늘 병원가야 함 이라고 메모해줘'라고 하면 나와의 톡방에 메시지를 공유하는 등 일정을 카카오톡으로 관리할 수 있다.

아직 내가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자체를 읽어주지는 않는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스피커에서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게 하려면 목소리로 이용자를 구분하는 '화자 인식'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 해외에서는 아마존 에코가 화자 인식이 되지 않아 보안상 문제점을 드러낸 사례가 있다. 향후 기술·정책 보완을 거친 뒤 제공될 예정이다.

카카오 미니 이미지<사진 카카오>
카카오 미니 이미지<사진 카카오>

국내 최다 이용자를 확보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과 연동도 돋보인다. 카카오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 추천엔진과 결합, 개인화된 음악 추천이 가능하다. 장소, 상황, 작곡가·작사가, 시대, 원곡 등 다양한 기준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그냥 '노래 틀어줘'라고 하면 AI가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맞춤형 선곡을 한다. 듣던 노래를 알람으로 설정하는 기능도 있다.

음악 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 1회 틀어줘'라고 하면 팟빵에서 팟캐스트를 찾아 준다. 주가, 환율, 로또, 운세, 날씨, 인물정보 등도 검색 가능하다. 아직 정보 검색이 완벽치 않다는 것은 아쉬웠다. 네이버 AI 스피커 '웨이브'처럼 다양한 백과사전식 검색은 구현되지 않았다. 카카오는 이를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카카오 미니는 모바일에서 가진 카카오의 강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새로운 플랫폼에서도 카카오의 핵심 기술과 콘텐츠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조용히 말해도 대부분 알아들을 정도로 음성 인식 수준이 양호했다. 대화 도중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기억하고 이어서 답변하는 맥락 이해도 우수했다.

다양한 생활 영역으로 뻗어나가는 기반도 마련했다. 카카오 미니에 택시 호출, 음식 주문, 장보기, 금융, 사물인터넷(IoT) 등 기능이 추가될 전망이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