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BIS "암호화폐, 확장성 없어...사용자 늘수록 붕괴 가능성 높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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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제은행(BIS)이 암호화폐에 대해 근본적으로 확장성이 없다면서 신뢰와 효율성의 붕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둔 BIS는 세계 중앙은행 간 협력기구로 현존하는 국제금융기구 중 가장 오래된 기구다.

BIS는 연례 보고서를 통해 어떠한 형태의 자금이든 대형 네트워크로 운용되려면 가치의 안정성과 효율적 확장성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면서 분산 네트워크 방식의 암호화폐는 근본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의 경우 제한된 초당 트랜젝션과 높은 거래 수수료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거래가 늘어날수록 취약성은 더욱 커진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등이 가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용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대다수 사용자들의 보유 목적에는 단순 투기 목적만이 있었다고 꼬집었다.

BIS는 암호거래를 기록하고 확인하는 이른바 '채굴(마이닝)'에 대한 사용자들의 높은 의존도 역시 막대한 비용이 드는 에너지 사용을 초래하는 근본적 결함이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분산원장의 크기가 급팽창하면서 스마트폰에서 서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압도할 수 있다면서, 인터넷망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암호화폐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일종의 '환경재앙'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처리를 위해 들어가는 채굴업자들의 전기 사용이 스위스 전체 전기 사용량과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BIS는 블록체인같은 소위 분산원장 기술이 국경 간 송금 등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몇 가지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예를 들어 팩스나 신용장에 의존하는 무역금융에 블록체인은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다.

BIS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자가 존재하지 않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거래방식은 '아킬레스의 건'과 마찬가지라고 결론지었다.

BIS는 “거래기록을 통한 분산된 합의라는 취약성 때문에 신뢰는 언제든 깨질 수 있다”면서 “이것은 개별 거래의 완결성에 의문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모든 가치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BIS는 각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암호화폐를 발행하기 전에 잠재적 위험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현금 사용이 급감하는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가 소액결제를 위한 '이크로나(e-krona)'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