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인도 기업인에 '3P 플러스' 파트너십 제안…"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해 기존 신남방정책 '3P(People, Peace, Prosperity)'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미래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미에서 '3P 플러스'를 제안했다. 제조업, 스마트시티, 우주항공 분야 협력을 기대했다. 인도 기업인에게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인도와 한국은 세계 7위와 11위 경제대국이지만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200억달러로, 적지 않지만 기대에는 못 미친다”고 말했다.

인도는 13억 인구로 내수 시장이 크고, 연평균 7%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우리에게 인도는 거대 유망 시장이자 기초과학 원천기술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 분야 잠재력이 큰 국가다.

문 대통령은 “벵갈루루에서는 오늘도 새로운 테크기업이 생겨나고, 인도 출신 최고경영자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를 이끌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인도 잠재력과 경제발전을 높이 평가했다.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끌올리겠다는 '신남방정책'을 소개했다. 신남방정책은 인도태평양 내 경제 이익 실현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것이다. 단순 경제협력을 넘어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 평화공동체를 구현하겠다는 3P 전략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도 정부와 산업계에 미래지향적 협력을 더한 '3P 플러스'를 제안했다. 인도를 거점으로 신남방정책을 구체화하고 가속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문 대통령은 “3P 플러스는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인도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대한민국의 의지”라며 “상호 보완적인 기술력과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 기여 등 제조업 협력 강화 △스마트시티 건설 등 인프라 구축 협력 강화 △우주항공 분야 등 미래기술 협력 확대 △교역 확대 기반 강화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가 '디지털 인디아' 등 미래를 대비해 역량을 집중하는 것처럼 한국 또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혁신성장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인도가 강한 세계적인 기초과학과 소프트웨어 기술, 한국이 강한 응용기술과 하드웨어가 서로 만나면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기존 과학기술 협력을 산업기술까지 확대한 '미래비전 전략그룹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인도 기업인에게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올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길을 열었고, 평화가 정착되면 한국의 투자여건은 더 좋아지고 더 많은 사업기회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과 인도의 대표 기업인, 정부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그룹, GS칼텍스, SK루브리컨츠, 한화디펜스, KB금융그룹 등 14개 대기업, 67개 중견·중소기업 등 200여명이 참석해 인도 진출 기회를 모색했다. 인도 측에서는 자동차, 무선통신망 사업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타타그룹,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마힌드라 그룹 등 인도 주요 기업이 참석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국에서 새로운 외교 정책이 발표되고, 한-인도 간에 미래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일이 핵심과제로 자리 잡았다”면서 “특히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 정책의 한 축인 '공동 번영'을 구현하기 위해선 우리 기업인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세쉬 샤 인도상의연합회 회장도 양국이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어갈 것에 대한 기대감을 언급했다. 샤 회장은 한국 신남방정책과 인도 신동방정책 연계로 인도와 한국 간 산업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공동취재 권건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