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서 만들던 '올란도·크루즈' 역사 속으로…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두 달여 만에 다목적차량(MPV) '올란도' 판매를 완전히 중단했다. 준중형 세단 '크루즈'도 얼마 남지 않은 재고를 소진하는 대로 후속 차종 없이 판매를 끝낸다. 올란도와 크루즈는 군산공장이 생산했던 대표 차종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단종을 결정한 올란도는 현재 남은 재고 물량을 모두 소진하고 판매를 종료했다. 올해 2월 군산공장 폐쇄 발표 당시 재고 물량은 올란도 2000대, 크루즈는 3000대 수준이었다. 크루즈 역시 남은 물량이 200여대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 1~2주 내 판매를 마칠 예정이다.

한국지엠 다목적차량(MPV) 올란도. 재고 소진으로 판매를 종료했다.
한국지엠 다목적차량(MPV) 올란도. 재고 소진으로 판매를 종료했다.

올란도와 크루즈는 한때 한국지엠 판매를 견인하던 효자 차종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올란도는 모델 노후화, 크루즈는 신형 모델 가격 정책 실패 영향으로 판매 부진에 빠지며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비운의 차가 됐다.

2011년 처음 출시한 올란도는 특별한 모델 변경 없이 8년간 판매를 이어갔다. 불과 2년 전인 2016년 월평균 1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경쟁 차종인 카렌스를 압도했으나, 모델 노후화로 지난해 월평균 판매량은 670여대, 올해는 360여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3월 선보인 신형 크루즈는 가동률이 떨어진 군산공장 견인차 역할을 맡을 핵심 차종이었다. 기존 크루즈가 호평을 받았던 만큼 시장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출시 당시 기본형 가격을 경쟁 모델 아반떼보다 300만원 이상 비싸게 책정하면서 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시 초반 품질 문제가 불거지며 출고 지연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크루즈 생산라인 모습. 크루즈 역시 판매 종료를 앞뒀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크루즈 생산라인 모습. 크루즈 역시 판매 종료를 앞뒀다.

한국지엠은 품질 문제 해결 이후 가격을 200만원 다시 낮췄지만, 소비자 마음을 되돌리진 못했다. 크루즈는 판매가 본격화된 지난해 3월 2100여대를 판매한 이후 다음달 1500여대로 하락했고, 하반기에는 월평균 1000대 수준에 머무르며 군산공장 폐쇄에 직접 영향을 제공했다.

국내 생산과 판매는 종료되지만, GM 본사는 다른 글로벌 공장에서 생산하는 올란도와 크루즈를 계속 판매한다. 이달 GM 중국 합작사 상하이GM은 모델 변경을 거친 신형 올란도를 공개했다. 크루즈 역시 미국에서 현지 생산해 판매를 지속한다.

올란도와 크루즈를 대체할 후속 제품이 없다는 점은 향후 한국지엠 판매 회복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이쿼녹스 등 미국산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두 차종 단종을 만회한다는 전략이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쿼녹스는 출시 첫 달 380여대가 판매되는 데 그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란도와 크루즈를 대체할 후속 제품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면서 “말리부와 트랙스, 스파크 등 기존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내수 판매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