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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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기자
<김시소 기자>

게임을 취재하면 종종 받는 요청이 있다. “우리 애가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데 조언을 해 달라”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한 기업 임원이 고민을 털어 놨다. 말이 상담이지 사실은 '아이가 고집을 꺾을 수 있도록 냉정한 현실을 알려 달라'는 것이 속마음이다. 프로게이머 길을 걷기 위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겠다는 아이를 보는 부모의 안타까운 마음이 이해된다. 게임에서 세대 간 인식차가 여전히 깊다는 현실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얼마 뒤면 아시안게임에 대한민국 국가대표 타이틀을 단 프로게이머가 출전한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계속 벌어진다. 시범 종목은 정식 종목이 될 것이고, 무대는 아시아에서 세계로 확장된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국가대표 프로게이머를 볼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이상에 젖은 이야기가 아니다. 젊은 층에 인기가 있는 게임과 e스포츠 산업,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 결합은 필연이다.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망생 부모를 몰아세우지는 않았다. 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여전히 프로게이머는 안정된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일부 스타들만 빛을 보는 것은 다른 분야와 다를 것이 없지만 무엇보다 제3 진로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업력이 짧아서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년 동안 e스포츠 생태계를 운영해 왔다.

20년 동안 제대로 된 토대 하나를 왜 못 만들었는지, 누구의 잘못이라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렵다. 굳이 말한다면 게임과 e스포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어른 모두의 책임이다. 올해에도 게임을 백안시하는 '어른'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게임을 '학업의 방해물'쯤으로 여기는 인식은 곳곳에서 튀어 나온다.

앞으로 올 시대를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20년 이상을 e스포츠업에 종사한 한 관계자는 준비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여러 단체와 기관, 기업에서 여전히 단발성 행사 성과와 모객 측면에서만 e스포츠를 바라봅니다.”

페이커 연봉에 놀랐다면 아이와 게임을 함께해 보고, 관련 행사에 가 보는 것을 추천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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