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5곳 뭉쳐 K-의료기기 재단 설립..생태계 조성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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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KIMES2018에서 관람객이 국내기업이 개발한 원격 협진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지난해 열린 KIMES2018에서 관람객이 국내기업이 개발한 원격 협진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국내 대형병원 5곳이 국산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해 재단을 설립한다. 병원 주도 산업 부문 재단 설립은 처음이다. 국산 의료기기 기업 11곳도 참여해 병원-기업 간 생태계 조성을 시도한다.

이달 말 국내 대형병원 주도로 관련 협회, 국산 의료기기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의료기기상생협력재단이 출범한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함께 참여하는 법인 설립으로 목적성, 영속성을 갖고 국산 의료기기 발전에 힘쓴다.

의료기기상생협력재단은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고대안암병원 등 다섯 곳이 참여한다. 병상 수, 연구역량, 매출 등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병원이 총 집결했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을 초대 이사장으로, 나머지 네 개 병원 원장이 이사를 맡는다.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모태는 2012년 설립된 의료기기상생협력포럼이다. 다섯 개 병원을 포함해 서울아산병원, 이대목동병원, 국립암센터 등 여덟 개 병원장이 토론, 세미나 등으로 산업 발전을 모색했다. 포럼으로 운영되다보니 책임감과 영속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단순한 네트워크 모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연구와 육성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재단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 작년 말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허영 의료기기상생협력재단 부이사장은 “포럼에서 병원장과 기업 간 소통으로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구속력, 책임감, 예산지원 등이 없다보니 한계에 부딪쳤다”면서 “재단법인 설립으로 영속성을 가지고 병원-기업 간 생태계 조성과 연구, 산업육성 전략 마련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선언적 협력에서 벗어나 조직 설립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병원이 자금을 투입하고 공동 재단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병원장이 직접 참여하는 만큼 신속한 의사결정과 지속 가능성을 갖는 것도 장점이다.

병원이 주도하지만 협회와 기업도 참여한다. 대한병원협회, 의료기기협동조합 등 병원과 기업을 대표하는 협회가 참여해 회원사 참여 유도, 의견 수렴 등을 맡는다. 루트로닉, 제노레일 등 공급자인 국산 의료기기 기업 11곳도 참여한다.

주력 사업은 △국제 표준 개발 △국산 의료기기 추천제 △병원 구매 정보 공유 △국산 의료기기 기업 정보 전달 등이다. 최근 융복합 의료기기 등장으로 국가 간 표준 경쟁이 뜨겁다. 국제표준이 정부 규제나 시장 형성 가이드 역할을 하는 만큼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기 국제표준 부문에서는 변방에 가깝다. 세계 최초로 빅데이터·인공지능(AI) 의료기기 인허가 가이드라인 개발 등 융복합 의료기기 분야 선점 경쟁을 시작한 만큼 국제표준 개발에도 힘을 모은다.

세브란스병원 전경
<세브란스병원 전경>

국산 의료기기 공급 연결고리 역할도 한다. 국내 병원 국산 의료기기 도입 비중은 10%가 안 된다. 국산 기업 대부분이 고가, 고기술 장비를 생산하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뿌리 깊은 외산 도입 관행도 한 몫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문가단을 꾸려 부문별 경쟁력 있는 국산 제품을 추천한다. 병원 의료기기 구매 계획을 사전에 기업에 공유해 국산기업 사업 전략에 반영한다. 국산 의료기기 기업 정보도 병원에 제공해 마케팅도 지원한다.

허 부이사장은 “미국은 의료기기 관련 비영리단체가 자국 장비 순위를 매겨서 병원에 전달하거나 기업 마케팅 도구로 활용한다”면서 “우리나라도 병원에게 국산장비 정보를, 기업에는 영업을 지원하도록 추천제를 준비 중이며, 병원-기업 간 정보교류 채널 역할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상생협력재단 현황>


[전자신문 CIOBIZ]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