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안보실 직원 패딩에 새겨진 의문의 숫자…'615104427919'

'615104427919'

청와대 국가안보실 직원 겨울 외투에 적힌 숫자다. 브랜드명도 아닌, 난수표 같은 숫자가 새겨져 있다. 언뜻 보면 암호 같기도 한 숫자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615104427919 숫자가 새겨진 청와대 안보실 직원의 겨울 점퍼 모습.
615104427919 숫자가 새겨진 청와대 안보실 직원의 겨울 점퍼 모습.

청와대 직원은 올 겨울 내·외부용 외투를 자체 제작해 입었다. 정부청사를 비롯해 청와대 집무실에서는 난방을 약하게 하기 때문에 실내에서도 보온용 겨울 외투가 필요하다.

비서관실별로 자유롭게 제작해 입으면서 디자인도 각양각색이다. 이 가운데 국가안보실 모 비서관실 외투엔 '615104427919'이라는 복잡한 숫자가 로고처럼 들어갔다.

얼핏 전화번호나 주민번호로 보이는 이 숫자는 한반도 역사에 이정표를 남긴 남북정상회담을 기록한 것이다. 남북회담 결과문으로 나온 '남북공동선언문'이 발표된 날을 기준으로 숫자를 나열했다. '6·15 남북공동선언문' '10·4 남북공동선언' '4·27 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의 앞 숫자만 땄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월 26일 판문점에서 '깜짝 정상회담'을 가진바 있지만 당시 별도 합의문은 나오지 않아 해당 숫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5월 26일 판문점 정상회담도 큰 의미를 가졌지만 합의문은 나오지 않아 넣지 않았다”며 “올해 추가로 열릴 남북정상회담이 더 많은 결실을 만들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안보실 전체가 입고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비서관실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아 제작한 것으로 안다”며 “다른 수석실 산하 비서관실에서도 각자의 업무 특성과 개성을 담아 자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