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 新 신토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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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기자
<김시소 기자>

“네이버는 사기업이지만 우리나라 차원에서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박원기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대표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공공·금융 분야 클라우드 출사표를 내밀었다. 박 대표는 “국내 기업이 클라우드 사업에 직접 손대지 않고 글로벌 기업 파트너 전략을 취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민감한 정보를 담은 데이터 서비스에서 국가 차원의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게임 콘텐츠 분야는 어떨까. “출범 3년이 지났는데 아직 국내 대형 게임 3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의 말이다.

원스토어는 네이버와 SK텔레콤이 주도해서 만든 토종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이다. 지난해 수수료 인하 정책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국내에서 10~20%를 차지하는 애플 앱스토어 마켓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3월에는 창사 이래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선전에도 국내 대형 3사는 원스토어에 자사의 주요 게임을 여전히 출시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 구글과 협력하기 위해서라는 명분과 구글이 제공하는 마케팅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재환 대표는 “토종 앱마켓 성장과 구글이 한국에 제공하는 지원 혜택은 비례한다”고 말했다. 경쟁자의 존재가 글로벌 기업을 긴장케 하고, 결국 이는 국내 산업에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구글은 최근 한국에 보상 프로그램 '구글 포인트'를 도입했다.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이용자 결제나 활동에 대한 보상을 적립해 준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이다. 비즈니스라는 단어 앞에서 '우리 것' '주권'을 주장하는 것은 자칫 촌스럽게 들릴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 경계가 무너진 지금 '신토불이'는 철 지난 유행어 같다.

조금만 넓게, 조금만 멀리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민감한 데이터는 원칙적으로 국가의 영향력이 미치는 기업이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토종 플랫폼이 경쟁력을 갖춰야 글로벌 기업도 조금 더 우리나라 시장에 관심을 보인다. 할 수 있을 때 '우리 것'의 영역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치열한 세계 경쟁 시대에서 조금이라도 승산을 높일 수 있다.

김시소 게임/인터넷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