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PI' 핵심 소재도 국산화…국내 폴더블 소재부품 생태계 강해진다

'투명 PI' 핵심 소재도 국산화…국내 폴더블 소재부품 생태계 강해진다

폴더블 스마트폰 커버유리를 대체하는 '투명 폴리이미드'(PI) 필름 핵심 소재를 국내 중소기업이 국산화했다. 그동안 전량 일본 수입에 의존해 왔지만 국내 기업이 개발과 양산 검증까지 성공하면서 향후 폴더블폰 소재·부품 생태계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이티켐(대표 권종호)은 투명 PI를 조성하는 핵심 모노머 소재를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하고 국내는 물론 일본 기업으로부터 양산 승인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이번에 국산화에 성공한 투명 PI 모노머는 폴리이미드 필름 투명성과 내열성을 유지시켜 주면서 투명한 성질을 구현하는 핵심 소재다.

투명 PI 필름은 국내 코오롱인더스트리, SKC, SK이노베이션이 세계 시장에 공급한다. 그러나 투명 PI를 조성하기 위한 핵심 소재는 일본 다이킨, 스미토모화학 등 주로 일본 소재 기업에서 전량 수입한다.

투명 PI는 스마트폰 커버윈도로 사용돼 온 유리를 대체하는 새로운 부품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에 처음 채택됐다. 필름 형태여서 유리처럼 투명하면서도 떨어뜨리거나 긁혔을 때 금이 가거나 깨지지 않는 것이 강점이다.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했지만 정작 투명 PI를 조성하는 핵심 모노머 소재는 전량 일본에 의존해 왔다.

아이티켐은 감광재료, 전자재료, 원료의약품 등 정밀화학 제품을 개발·생산해 왔다. 일본과 독일에서 전량 수입하던 프린터 카트리지용 OPC드럼 감광재료를 국산화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부터 성균관대 김윤철 교수와 손잡고 투명 PI 모노머를 연구개발(R&D)한 끝에 국산화와 양산 적용까지 성공했다. 아이티켐이 개발한 핵심 소재는 일본에서 먼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이티켐 관계자는 “올해 초 한 일본 대기업에 샘플을 제공했고, 내부 테스트 결과 품질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소량 발주를 받았으며, 점차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명 PI 제조사에서도 양산 승인과 최종 제품 승인을 받았다. 향후 공급 물량이 증가하면 핵심 소재 공급이 이원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투명 PI는 폴더블폰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유리와 계기판, 키오스크, 웨어러블 기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충북 오창 제2산업단지에 위치한 아이티켐 본사의 투명 PI 핵심소재 생산설비 (사진=아이티켐)
충북 오창 제2산업단지에 위치한 아이티켐 본사의 투명 PI 핵심소재 생산설비 (사진=아이티켐)

아이티켐은 세계 시장에서 증가하고 있는 폴더블 수요에 발맞출 수 있도록 충북 오창 제2산업단지에 양산 설비를 갖췄다.

아이티켐 관계자는 “투명 PI 필름 제조 기업들과 양산 공장이 가까워 입지 조건도 유리하다”면서 “오랜 기간 관련 기술을 축적했고, 주요 원료의 공급 라인을 확보하는 등 세계 시장 진출과 사업 확대 채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