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늦다…오늘사고 오늘받는 '당일도착' 패션업계 열풍

나이키, 오후 1시 이전 결제시 당일배송
쿠팡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운영
두발히어로 등 전문 물류업체도 가세
최대 6회차 목표로 프로세스 개선 나서

내일도 늦다…오늘사고 오늘받는 '당일도착' 패션업계 열풍

주문하면 익일 아침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새벽배송'을 넘어, 주문 당일 5~6시간 내 도착하는 '오늘도착'형 배송 상품이 패션업계를 중심으로 확산 중이다. 신선도가 중요한 배달음식 외에도 화장품, 생필품 등이 잇따라 즉시 배송 시스템을 도입함에 따라 의류 소비자 역시 빠른 배송을 경험할 수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키는 '나이키닷컴' 회원을 대상으로 오후 1시 이전 결제 완료 시 오후 6시까지 도착하는 '오늘도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일반 제품은 통상 영업일 3일 이내 배송이 원칙이나, 일부 품목은 당일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서울 및 경기도 분당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1회 이용에 5000원이 추가 부과된다.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이같은 당일 도착 배송 도입이 늘고 있다. 동대문 패션 스타트업 브랜디는 지난해 말부터 '하루배송'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주문 상품 개수 및 최소 금액 제한 없이 오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반나절 만에 상품이 도착한다. 축적한 주문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수요 예측하고 물류창고에 제품을 미리 준비해 배송 속도를 끌어올린다.

쿠팡 역시 '로켓와우' 유료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의류 카테고리 상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기존 과일, 채소 등 신선제품 브랜드 '로켓프레시'가 주력이었으나, 나이키나 아디다스 운동화를 포함 수요가 높은 패션제품도 오전 주문 오후 도착이 가능해졌다.

오늘도착 배송을 전문 수행하는 이륜차 물류업체도 기회를 잡았다. 의류는 부피가 크고 배송거리와 피크타임이 달라 기존 음식배달을 주력으로 삼던 배달대행업체가 배달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이 때문에 오늘도착 배송 기사는 기존 업체들이 활용하던 '온디맨드' 방식이 아니라 매일 정해진 물류창고로 정시 출근, 동일한 카테고리 물품을 수령해 각 지역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을 활용한다.

4시간 내 택배서비스 '두발히어로' 운영사 체인로지스가 대표적이다. 퀵배송 대비 절반 가격에 물류비를 책정, 기업물류에 특화된 이륜차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평균 배송 시간은 2시간 30분 이내로 당겼다. 4시간 내 배송완료 비율은 96%, 일 2000건 이상 배송을 맡한다. 국민은행, 미디어로그 등 약 150여개 기업고객의 배송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세미트랜스링크 등으로부터 시리즈A 12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하루 3회인 회차를 향후 최대 6회까지 늘리는 방식을 통해 물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비용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주로 선물 용도나 당일 약속에 입을 옷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오늘도착 배송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1020세대에 맞춰 패션업계도 초고속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