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외로움과 대인 관계 단절로 온라인 사용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그동안 아동·청소년 중심으로 거론되던 인터넷 중독 문제가 최근에는 노인 세대로 확산되고 있다.
저장성에 사는 46세 왕칭펑 씨는 “아버지가 더우인(중국판 틱톡) 라이브 방송을 하루 종일 시청한다”며 “특히 여성 진행자에게 별풍선 성격의 후원금을 보내는 데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약 1만 위안(약 210만원)을 결제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사례는 드물지 않다. 일부 자녀들은 부모가 온라인에서 값싼 건강보조식품을 반복 구매하거나, 숏폼 플랫폼의 유료 단편 드라마를 장시간 시청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부모님이 비현실적인 콘텐츠나 게임에 빠져 거액을 지출한다”는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가 지난 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는 약 11억2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온라인에 접속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의 절반이 넘는 약 54%도 인터넷을 사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닝샤대 신화학원에서 심리 건강 교육을 맡고 있는 왕원다 원장은 “노년기에 접어들면 가정이나 직장에서의 역할이 줄어들며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며 “온라인 공간이 일종의 도피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라이브 방송 후원이나 전자상거래 소비를 통해 자신이 존중받고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감각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왕 원장은 “조부모가 손주를 돌보거나 반려동물을 기르는 등 현실에서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가족이 스마트폰 이용 시간에 대해 대화하고,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한도를 설정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정부 역시 빅데이터 분석과 알림 기능을 활용해 노년층 대상 사기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