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IBM사, 병렬처리 대형컴 발표의미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가운데 메인프레임이 소음을 내며 가동되고, 유리칸막이 안에서 작업하는 데이터처리실의 모습은 구시대를 상징하는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빅브라더"와 같은 메인프레임 대신 저가형 PC를 연결해 사용하는 PC넷워크의 도입은 80년대 정보처리분야에 민주주의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분산처리 시스팀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분권화.민주화된 정보 처리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예상보다 값비싸고 단순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다시말해개방형 "C/S(클라이언트/서버)"컴퓨팅이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는사용자들에게 전폭적인 경비절감과 효율성의 극대화라는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대신 사용자들은 컴퓨터간의 호환성이 없고, 기업데이터를 추적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시스팀관리 및 사용자 연수비용이 과다하다는 것이다.

컴퓨터산업시장조사업체인미국 가트너그룹의 최근 발표는 충격을 더하고 있다. C/S넷워크에 연결되는 PC한대는 최초 구입비용이 3천달러에 불과하지만 제품수명을 5년으로 잡았을때 유지 및 관리등에 소요되는 총비용은 약 4만달 러로 늘어난다는 분석이다.

그리고지금까지 분산처리방식을 철저하게 고집하고 있는 워크스테이션 전문 업체인 썬 마이크로시스템즈사조차도 분산처리방식의 결점을 보완키 위해 중앙통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에 동조하고 있다. 동사의 마키팅 담당부 사장인 커트 워즈니악씨는 고객에게 메인프레임방식으로 정보를 중앙 통제할 필요성에 따라 정보를 통제할수 있게끔 모아서 운용할것을 권장하고 있는 입장이다. IBM의 최근 "병렬처리대형서버"발표는 이처럼 확산일로에 있는 C/S컴퓨팅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기존 메인프레임사용자들을 C/S컴퓨팅분야로 끌어들이는 획기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지난6일 발표된 IBM의 새로운 시스팀은 전통적인 메인프레임 디자인에서 과감히 탈피해 PC에서 사용하는 MPU와 동일한 방식의 반도체제작기술로 제작한 칩을 채택한 것이 큰 특징이다. 넷워크에서 서버기능을 하는 이 시스팀은 강력한 소형칩들을 확장연결해 병렬처리함으로써 성능을 지속적으로 확장 할수있다. "C/S컴퓨팅을 실제 사용자환경에서 완성하는 데는 문제가 많으며 분산 처리가 지닌 몇가지 문제점은 IBM에게 유리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는 것이 루 이스 거스너회장의 견해이다. 이같은 거스너회장의 견해는 메인프레임시장을주도해온 IBM의 커다란 정책변화를 의미한다. C/S컴퓨팅의 중요성을 애써 축소해석하던 입장에서 전환해 오히려 이러한 시류에 편승하는 것으로 해석 될수 있는 것이다. 요컨대 IBM 새 전략의 핵심은 구시대의 메인프레임과 현재 확산되고 있는 C/S컴퓨팅사이의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병렬처리의이점은 두가지로 풀이될수 있다. 첫째는 비싼값에 모델을 대체해야 하는 메인프레임 보다 CPU를 추가장착함으로써 저렴하고 간단한 방법으로업그레이드할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채택함으로써 프 로세서제작기술발전에 따른 가격인하 및 성능향상의 혜택을 PC나 워크스테이션시장과 마찬가지로 누릴수 있다는 것이 두번째 장점이다.

더욱이이번에 발표된 IBM의 병렬처리대형시스팀 2개 모델의 강점은 동사의 메인프레임에서 사용하던 핵심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한다는 점이다. "S/3 90병렬트랜젝션서버"와 "S/390병렬조회서버"등 2개기종은 동사의 기존 메인 프레임과 동일한 SW를 운용함으로써 사용의 편리성 및 SW개발의 번거로움도배려했다. 트랜젝션서버는 신용카드처리, 티킷발매, 은행업무등 수천건의 업무를 각각의 CPU로 동시에 처리할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병렬조회서버는 관계형데이터베이스아래에서 필요한 조건에 따라 조회, 분석업무를 전문 처리할 용도로 만들어졌다. 이들 서버는 또 기존 IBM메인프레임 컴퓨터들과 연결, 자동적으로 업무를 분산처리함으로써 동일한 컴퓨터처럼 사용할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병렬 시스플렉스 Parallel Sysple.)"라는 아키텍처를 도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IBM의네드 도노프리오 대형컴퓨팅담당 부사장은 이에 대해 "30년전 최초의 메인프레임인 "360"의 발표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주장이다. 새로운 병렬서버가 메인프레임의 수명을 연장시켰다는 설명이다.

IBM은지난해 10개의 프로세서를 장착한 메인프레임을 발표함으로써 메인프레임의 제품사이클은 정상에 올랐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IBM이 앞으로 12개 내지 14개의 프로세서를 장착한 메인프레임을 개발할지는 미지수 이고 단지 확실시되는 것은 메인프레임의 기존 기반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 거의 무한대로 확장가능한 병렬서버시스팀에 관심을 쏟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병렬서버시스팀은, 이미 구입한 1조달러 상당의 SW비용을 보호하면서 앞으로 더욱 저렴한 가격에 강력한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는 IBM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C/S 컴퓨팅의 급속한 확산에는 메인프레임의 HW 및 SW구입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과 서로 다른 방식의 컴퓨터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안의 필요 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IBM은 지금까지 메인프레임의 가격 을 인하함으로써 메인프레임시장으로부터의 이탈에 따른 시장의 와해를 늦추고자 시도했다. 따라서 IBM으로서는 이번 병렬처리서버의 도입이 C/S컴퓨팅 의 확산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데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제품과 함께 IBM은 이 시스팀에 탑재할 운용체계인 MVS를 발표했다. 개방형구조로 설계된 MVS는, C/S시스팀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유닉스(UNIX )응용프로그램을 메인 프레임에서도 사용가능케 했다. IBM은 이와 동시에 동사의 최신 워크 스테이션과 동일한 마이크로프로세서기술을 채택한 유닉스호환형 파워병렬 Powerparallel 시스팀인 "SP2"를 발표했다. 1년전 IBM이 선보인 초병렬 수퍼컴퓨터의 산물로 평가되는 SP2는 동사의 유닉스형 버전인 "AIX"환경에서 운용가능한 1만개 응용프로그램을 거의 사용할수 있는 호환성 을 가지고 있다.

결국IBM은 첨단반도체와 SW기술을 대규모컴퓨터에 적용함으로써 C/S컴퓨팅 분야의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C/S넷워크의 조류는 앞으로 메인프레임을 소멸시키기보다는 메인프레임과 유사한 대형 서버시스팀과 기존의 메인프레임컴퓨터를 통합해 운영하는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