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청-정통부, 정보기술 표준화 주도권 싸움

정보기술 표준화업무의 주도권문제를 둘러싸고 기존 공진청과 정보통신부 간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국내 대표기관 역할을 해온 공진청은 현행 체제 하에 제한적인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인데 비해 정보통신부는 궁극적 으로 정보통신 표준은 정보통신부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 부처간의 이같은 논란은 연초 정보통신부가 공진청 산하 한국산업표준원 이 맡고있는 JTC1(ISO/IEC합동기술위원회)의 사무국 기능을 국가기간전산망 표준 전담기관인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산원으로 이관할 것을 요청하면서 비롯됐다. 현재 대표적인 정보통신부문 표준화기구로는 전기 이외의 모든 국제규격의 제정업무를 담당하는 ISO와 전기분야 국제규격 제정기구인 국제전기기술위원회 IEC 전기통신분야의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전기통신연맹(ITU) 등이 있는데 ISO와 IEC의 한국 대표기구는 공진청이、 ITU의 대표기구는 정보통신부 가 각각 맡고있다. JTC1은 ISO와 IEC가 공동으로 만든 기술위원회로 정보기 술 표준화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정보기술 표준문제를 다른 부문과 같은 선상에서 단순히 표준 이라는 문제로 접근하기 보다는 정보기술이란 특수한 측면을 고려해야 할 것 이라며 "정보조직 개편으로 정보통신부가 확대개편된 만큼 정보기술 표준업무도 정보통신부에서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와관련 "정보통신관련 표준화업무가 부처별로 분산 추진되고 있어 일관된 표준화정책이나 표준화활동의 연계가 어렵고 전문인력및 예산부 족으로 적극적인 표준화활동이 안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산업표준원의 JTC1 사무국 기능을 한국전산원으로 이관、 정보통신 표준은 정보통신부가 전담하고 일반 산업표준은 공진청에서 맡는 역할분담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보통신부측의 입장이다.

반면 공업진흥청은 "ISO나 IEC 등 국제표준화기구의 대표성은 ISO、 IEC 정관에 의거해 국가별로 1개의 표준화 대표기관만을 인정하고 있어 한국전산원 이 JTC1 활동에 대표성이 인정될 수 없고 특례적으로 활동을 인정할 경우 국제 표준화활동에 혼란이 예상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공진청은 "JTC1 사무국이 산업표준화법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ISO、I EC 등 국제규격과 국가표준규격인 산업표준규격(KS)과 일관성을 갖기 위해서도 ISO, IEC의 한국대표기관인 공진청이 관장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정보통신과 관계가 있는 일부 전문위원회에 대해서는 한국전산원을 간사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2월경에는 양 부처의 이같은 첨예한 입장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청와대가 직접 양측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양 부처간의 업무조정은 그동안 계속된 막후협상을 통해 최근들어 가닥이 잡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JTC1 산하 23개 전문위원회(SC)중에서 정보통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SC6 (정보통신교환)、 SC21(개방형컴퓨터 상호접속)의 간사기관을 한국전산원이맡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최근 상호합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잠정합의를 바라보는 양 부처의 해석은 사뭇 다르다.

공진청은공진청의 중심기능 하에 정보통신부의 부분참여로 보고 있는 반면 정보통신부는 우선 관련성이 높은 것부터 이관받은 뒤 이를 점차 확대해 가는 절차의 시발로 보고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반된 견해속에서도 현재까지 양측은 일제히 상호협조가 원만함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협조가 일시적일 뿐 앞으로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주위의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