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산 주기판에 대한 조정관세율을 인하하면 국내 주기판산업의 경쟁력은 급속히 약화되고 대만산 주기판의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주기판업계는 재정경제원에 대만산주기판에 대한 조정관세율 인하 조치를 재검토해줄 것을 지난해말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주기판업계의 지적에도 불구、 재정경제원은 대만산 주기판에 대한 조정관세율을 기존 20%에서 15%로 인하、 금년초부터 적용해왔다.
조정관세율인하 조치가 내려진 이후 3개월이 지나자 국내 주기판업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분기 대만산 주기판의 수입은 총 1천6백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중 수입규모 1천1백50만달러보다 무려 40%정도 늘어났다. 지난해 1.4분기 중 실적이 밝혀지지않아 직접비교가 곤란하지만 이를 근거로 지난해 1.4분기 실적을 추정、 비교한다면 2배이상은 늘어났을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이같은 물량은 국내 PC에 탑재된 주기판의 20% 정도가 대만산으로채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국내 PC업체들이 2~3개월전에 주기판 수입 오퍼를 발행하고 있는 것에비춰 볼 때 1.4분기 수입량은 비수기인 4~6월에 생산될 PC에 탑재되기 위한 물량으로 보이며 성수기를 겨냥한 주기판 수입이 본격화될 2.4분기이후 대만 산 주기판의 수입은 우려될 정도의 큰폭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시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추세로 나간다면 올해 국내 주기판 수요의 40% 정도를 대만산이 차지할 수 있다는게 주기판업계의 예상이다.
국내 주기판산업을 리드해온 석정전자의 한 관계자는 "대만산에 비해 DRAM수 급에서 상대적 경쟁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국내 주기판산업이 대만산에밀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DRAM마저 없었다면 국내 주기판산업은 이미 초토 화됐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한다.
대만산 수입 급증여파로 올들어서도 2~3개 주기판 업체가 부도가 나거나 주 기판 사업에서 손을 들었고 일부 영세업체는 업종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실정 이다. 현재 국내에서 주기판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석정전자 이외에 거의 없는 실정이며 모던인스트루먼트.상운.태일정밀 등 주기판업체들은 주력품목을 PC 및 주변기기로 전환했고 영세 주기판업체들은 대만산을 수입、 판매하는 수입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주기판에 탑재되는 핵심부품인 DRAM을 국내에서 자체 수급할 수 있다는게 국내 주기판업체로서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LG반도 체.현대전자 등 반도체3사가 국내 주기판업체에 DRAM을 부족하나마 적기 공급해주고 있어 국내 주기판업체들이 연명해가고 있다"고 전자공업진흥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는 또 "재정경제원이 대만산 주기판이 국내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을지나치게 가볍게 보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책관계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주기판은 단순한 PC의 구성품이 아니라 PC의 핵심부품이며 사실 PC의 전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하면서 주기판산업의 몰락은 국내 PC산업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 현재 전자공업진흥회가 재정경제원에 제출해 놓고 있는 관세율 조정 건의안을 국내 PC산업의 육성 및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업계가 원하는 쪽으로 재정경제원이 검토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용산의 한 조립PC상인은 "용산상인들이 대만산 주기판 수입물량을 다소 늘린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주요 PC업체중 일부가 대만산을 수입、 자사 PC에 탑재하고 있는 것이 대만산 주기판 수입 급증의 요인"이라고 밝히면서 대기업 PC업체의 무분별한 대만산 주기판수입 자제를 주장했다.
"대만 주기판업체들은 최근 심각한 부품수급난과 생산비 인상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일부 덩치가 큰 기업은 중국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해 더욱 가격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추세"라고 대만산 주기판 수입상의 한 관계자는 설명하면서 "국내 업체가 거의 손을 들면 대만의 주기판 대기업 이 한국컴퓨터 시장을 좌지우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