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태국 컴퓨터 산업 고성장세 유지될까

최근 태국정부가 발표한 컴퓨터 주변기기, 부품의 96년도 상반기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한 33억7천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태국 전체 수출금액의 12%에 해당하는 것으로 컴퓨터 및 관련산업이 이미 주력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요 수출국가는 싱가포르, 미국, 일본 순으로 싱가포르의 경우 전체수출액의 43%에 달하는 14억3천만달러를 수출했다.

그러나 태국 컴퓨터 업계는 앞으로도 지난 5년 동안의 고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태국정부는 기업의 원가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을 폈다. 이는 외국기업들의 투자 인센티브로 작용해왔다. 따라서 일본 등지의 주요 컴퓨터 업체들의 조립, 생산 거점화가 급속히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지금의 컴퓨터 산업 규모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급속히 상승하고 있는 인건비는 인접국가들에 비해 우세했던 원가 경쟁력을 희석시켜 이같은 정책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태국정부는 이제 두 갈래 전략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국산 컴퓨터를 더욱 적극적으로 구입하는 것과 현실에 맞지 않는 수입세와 관세, 수출진흥제도 등을 조정하는 것이다.

자국산 제품 우선구입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제를 포함한 수출진흥제도 손질은 쉽게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다른 국가에서 키트 및 부품보다도 완제품에 높은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는 달리 완제품 수출업체에만 관세우대 혜택을 주고 있다. 따라서 키트나 부품 상태의 수출입이 사실상 어렵게 돼 있다.

부품 수출입의 어려움은 태국산 완제품이 부당하게 싼값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유럽 등지의 지적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태국 산업경제단체 등에서 수입관세를 내년말까지 완화하기 위한 로비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 재무부가 공업부와 상업부의 지원을 얻어 완화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내에는 기존의 세제개정을 반대하는 의견이 만만치 않아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자국 부품산업 및 업계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재 태국에서는 자국내 산업에 대한 기업세가 수출품에 부과하는 세금보다도 높게 돼 있다. 따라서 수입품 증가를 쉽게 할 수 있는 관세개혁의 경우 득보다 실이 많게 된다. 값싼 조립에 매달려있는 산업, 조립생산체제를 기반으로 한 산업발전을 추구하는 태국의 입지가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낮은 인건비와 수출업체에 대한 세제혜택이라는 두 축으로 성장을 이룩해온 태국의 전자산업, 특히 인건비 상승이라는 벽에 부딪힌 컴퓨터산업의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