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광장] 참신한 게임시나리오 찾기 열기

한 편의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선 시나리오를 비롯해 프로그래밍, 그래픽, 음악 등 크게 4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4가지 요소가 조화를 잘 이뤄야만 게이머들로부터 사랑받는 히트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국내 게임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국산 게임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프로그래밍분야는 미국, 일본업체들과 어깨를 당당히 겨룰만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그래픽과 음악분야도 점차 그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시나리오분야다. 괜찮은 시나리오만 있다면 국산 게임도 얼마든지 해외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자신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에서 제작된 「창세기전」이나 「야화」 등과 같은 몇몇 국산 게임이 기라성같은 해외대작이 판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그래픽과 음악, 프로그래밍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도 잘 짜인 시나리오가 단연 돋보였다는 것이 게임마니아들의 평가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나라에는 게임 시나리오를 전문적으로 쓸만 한 능력을 가진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많지 않다. 따라서 일부 국내 개발사들은 조잡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게임을 만들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외국 시나리오를 수정해 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정보문화센터에서 국산 게임의 제작,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정서에 맞는 독창적이고 흥미있는 게임 시나리오와 전문작가를 대거 발굴, 게임개발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보문화센터가 최근 세번째로 개최한 컴퓨터게임 시나리오 공모전에는 모두 66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 중 시나리오 구성력과 다양한 이벤트를 필요로 하는 롤플레잉, 전략롤플레잉, 복합장르 계열의 작품이 총 37편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모전에는 예년에 비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소재, 그리고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품이 많아 심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을 포함해 입상한 사람이 거의 대부분 학생들로 구성돼 있어 국내 게임산업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서 동국대 인도철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박성환씨의 롤플레잉게임인 「천도비록」은 정보통신부 장관상이 주어지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조선 태조의 한양천도라는 역사적 사건을 주제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는 세력과 구 왕조를 복원하려는 세력, 혼란한 왕조 초기에 민생고에 시달리는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가 게임의 축을 이루고 있으며 탄탄한 구성과 짜임새있는 배경설정 등이 특히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상은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다 최근 디지탈헐리우드에서 게임사업부를 맡고 있는 김종혁씨가 쓴 「기계지대」가 수상했다.

이 작품은 미래의 도시 메타피아를 무대로 컴퓨터와 인간 사이의 대립을 게임의 줄거리로 한 어드벤처 시나리오로, SF영화같은 생생한 장면묘사가 뛰어나고 바로 게임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치밀한 구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은상에는 권용구씨(단국대 법학과 2년)의 롤플레잉게임인 「판도라와 팬지이야기」와 역시 롤플레잉게임인 장병훈씨(동아대 국문과 3년)의 「조선자객전」이 선정됐다.

이 중 「판도라와 팬지이야기」는 주인공이 친구의 살해혐의를 풀고자 떠나는 모험여행을 그린 작품으로, 시나리오 분량이 A4용지로 2백10쪽에 이르러 접수된 작품 중 가장 방대하면서도 내용전개 및 디자인이 뛰어났다는 평을 들었다.

「조선자객전」은 임진왜란 발발 직전을 배경으로 일본의 침략을 막아보려는 조선 무사들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지킨 영웅을 대거 등장시켜 역사관을 되돌아보게 한 점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동상에는 김세룡(서울 용산고)의 「투맨 스토리」(롤플레잉)와 강성관(군인)의 「바람의 마법사」(롤플레잉), 이주현(부산 내성고)의 「대망」(시뮬레이션) 등 3편이 선정됐다.

이밖에도 이충민(전북 전주공고)의 「아파트경비원」(어드벤처)을 비롯해 김광호(충남 호서고)의 「바이러스」(롤플레잉), 김기성(남서울대)의 「레일로크이야기」(롤플레잉), 장제호(서울 화곡중)의 「대한민국 건국기」(시뮬레이션), 강상수(남서울대)의 「영웅의 바다」(전략롤플레잉) 등 5편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한편 지난 1, 2회 공모전을 통해 모두 12편의 시나리오가 입상했는데 이들 작품 모두 국내 개발사를 통해 이미 게임으로 개발돼 출시됐거나 현재 개발이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