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메리다시에 있는 LG전자의 직영 서비스센터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최근 멕시코내의 1백개 거래 업체와 소비자 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서비스에 대해서는 LG가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50개 거래업체와 53명의 소비자가 각각 『서비스는 LG전자가 최고』라고 응답한 것이다.
2위 업체를 보면 소니가 거래업체로부터 24%, 마쓰시타(파나소닉)는 소비자로부터 26%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비록 전체 브랜드 지명도에서는 소니에 뒤져 2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지만 LG전자는 서비스에 대한 멕시코 유통업체와 소비자의 반응에 매우 고무돼 있는 듯하다.
뭔가 뚜렷이 차별화할 목표를 찾아냈다는 생각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95년부터 멕시코에 대한 서비스체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는 전국적인 서비스망 구축과 아울러 무상 순회서비스, 24시간내 방문서비스 등 경쟁업체와는 전혀 다른 각종 서비스를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서비스는 우리나라에서 그리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클레임을 거는 선진국 소비자와 달리 수동적으로 서비스를 기다리는 멕시코 소비자의 입장에게는 이러한 서비스가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게 백순길 LG전자 해외CS지원실장의 말이다.
LG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욱 빠른 서비스와 전국을 망라하는 순회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차별화시켜 멕시코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최근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지역은 멕시코를 비롯해 독립국가연합(CIS), 중국, 브라질, 인도, 중동 등 유망시장들이다.
선진국의 경우 워낙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가 굳어져 있어 아무리 서비스로 차별화해도 먹혀들 가능성이 적지만 이들 유망시장의 경우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은 유망시장의 주요 거점마다 서비스법인과 직영서비스센터를 세우는 한편 현지의 거래 서비스점포를 묶는 전국적인 서비스망의 구축작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현지 서비스요원을 초청한 교육 과정을 도입하고 있으며 나라마다 제각기 다른 서비스 내용을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의 표준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전자의 경우 최근 주요 가전제품에 대한 수리방법과 서비스 방법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각 언어권별로 제작, 보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권역별로 구축한 서비스센터를 한데 묶은 협의체를 만들어 어느 나라 어느 서비스센터에 가도 소비자가 동일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센터의 일체감 조성(CI)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나아가 서비스센터가 본사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생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LG전자는 현지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를 펼쳐 질로 승부한다는 전략인데 경쟁업체에는 없는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사는 최근 장기적으로 지역 서비스 전문가를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들이 이처럼 해외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앞으로 한국산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외국 소비자들은 「예약방문서비스」 「해피콜」과 같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한국 제품을 사면 서비스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해외시장에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게 국내 가전업체들의 한결같은 목표인 셈이다. 가전업체들이 이처럼 서비스를 통한 브랜드 차별화에 적극 나선 데에는 소니가 타산지석이 됐다고 한다.
소니는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서비스를 소홀했다. 이 회사는 형식적으로 일부 도시에만 현지인이 운영하는 서비스수리점을 뒀는데 판매 증가와 더불어 늘어난 수리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고장난 제품 하나를 고치는 데 몇개월이나 걸리게 됐다.
화가 난 중국 소비자들은 지난 95년께 현지 언론을 통해 「소니는 서비스가 엉망」이라는 집중 포화를 퍼부기 시작했고 그후 소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소니는 뒤늦게 지난해부터 중국에 직영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나섰지만 당분간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