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데이터 교환 네트워크 정도로 인식되던 인터넷이 최근들어 음성, 동영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전송하는 통로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웹의 발달과 함께 문자, 화상을 신속하게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TV방송과 같은 실시간 음성, 동영상 전송도 가능해지고 있다. 더욱이 조만간 TV를 포함한 각종 정보 단말기가 인터넷과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인터넷은 이제 평면적 의미의 국제 네트워크가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세계 정보 인프라의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은 특히 9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부터 음성 전송에 활용이 늘고 있다. 본래 데이터 네트워크로 개발된 인터넷은 음성 전송에는 적당하지 않았고 따라서 인터넷을 이용한 음성 전송 역사도 별로 오래되지 않는다.
음성 전송이 시작된 것은 지난 95년 보컬텍, 복스웨어 등이 인터넷을 이용해 음성 통화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인터넷폰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서부터. 이어 시장 가능성을 높이 파악한 웹폰, 웹토크, 디지폰 등이 인터넷폰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마이크, 스피커 등의 기기를 멀티미디어 PC에 장착해야 통화할 수 있는 이들 제품은 호환성이 낮은데다 상대편과 통화를 원하는 시간에 동시에 PC를 켜놓아야 하는 불편함 등으로 저변확산에 따른 한계도 뚜렷했다.
그러나 H.323과 같은 인터넷 음성 전송 표준이 마련되면서 음성 데이터 압축 기술이 향상됐고, 인터넷을 이용한 음성 통화는 기존 전화를 대체하는 음성 전송 수단으로 위상을 높여 갔다. PC대 PC를 넘어, PC대 전화 제품이 나왔고 마침내 전화 다이얼만 누르면 인터넷 회선을 타고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는 전화대 전화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인터넷 전화는 요금이 국제전화 요금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렴하고 업체들이 세계 각지의 지사 전화를 마치 구내전화처럼 연결할 수 있는 등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메시지를 저장하거나 재전송이 가능한 등 인터넷 전화는 일종의 음성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음질이 기존 전화에 비해 다소 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같은 단점은 업체들의 기술 개발 노력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인터넷 전화의 발전을 저해했던 규제들도 인터넷의 발전과 소비자 이익을 고려한 각국 정부에 의해 완화되는 추세에 있다. 미국의 경우 당초 중소 국제전화업체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으나 인터넷 대중화라는 대명제와 기술 개발 파고에 묻혀 반대 목소리는 급속히 수그러 들었다. 유럽 각국도 느린 대처가 인터넷 발전은 물론 국가 경쟁력 제고에 장애가 될 것이라는 인식 속에 인터넷 전화 서비스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올해 안에 인터넷 전화를 허용키로 한 가운데 다른 국가들도 서서히 규제를 풀고 있다.
이처럼 세계 각국에서 인터넷 전화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들도 급격히 늘어 오는 2001년 전세계적으로 4천5백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때가 되면 국제전화 시장의 3분의 1이 인터넷 전화에 침식당할 것이란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인터넷을 통한 음성 전송에는 음악 전송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라디오 방송도 빼놓을 수 없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음성 데이터의 압축이 용이해지고 음질이 콤팩트디스크 수준으로 개선되면서 인터넷 상에서 음악 전송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라디오 방송의 경우 음악 전송 외에 웹 사이트가 갖는 장점을 활용,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 라디오는 다이얼을 돌리는 것처럼 인터넷 방송국의 주소만 써넣으면 세계 각국의 라디오 방송을 인터넷 상에서 청취할 수 있다. 또 파일을 저장, 언제든지 재생해서 들을 수 있는 주문형 서비스도 가능해지고 있다.
현재 인터넷의 활용 범위는 음성 부문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전송되는 음성의 품질도 좋아지고 있다. 이는 인터넷이 음성 부문을 포괄함으로써 명실상부한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 네트워크로 인정받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