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264)

숙달된 솜씨.

김창규 박사가 숙달된 솜씨로 B사이드의 CPU 커버를 열었다. 메인보드. 거기에도 A사이드와 똑같은 메인보드가 꼽혀져 있었다.

김지호 실장은 김창규 박사가 능숙하게 뽑아낸 메인보드의 메인 칩을 확인했다. 그 칩에도 독수리가 새겨져 있었다.

『김 박사, 여기에도 독수리가 새겨진 칩이 꼽혀져 있소.』

『A사이드의 메인 칩과 B사이드의 메인 칩의 기능은 거의 같소. 형태는 같지만 프로그램의 내용이 다른 칩이 사용되었을 거요.』

강 과장이 건네주는 연결보드에 메인보드를 꼽아 밖으로 빼냈다. 독수리. 독수리가 새겨진 메인 칩으로 시선이 집중했다.

『김 박사, 이 칩의 고유번호도 A사이드의 그 칩과 동일하오.』

『그래요?』

『1호 위성과 2호 위성의 칩 고유번호와도 일치하오. 동일한 형태의 커스터머 칩인 것 같소.』

『이해할 수 없소.』

『어떻게 된 것일까요?』

『정말 이해할 수 없소. 김 실장,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오. 그동안 이 시스템이 어떻게 운용되었는지가 이상스럽소. 만일 A사이드와 B사이드의 메인 칩이 똑같은 것이 사용되었다면 이 시스템은 진작 고장이 났어야 했소. 아니, 시스템 자체가 가동도 하지 못했을 것이오.』

김창규 박사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떡이며 안경을 치켜올렸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소. 칩의 내부 프로그램을 확인해보아야 하겠지만, 고유번호가 똑같은 칩이 사용됐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오.』

『김 박사, 이번에 발생한 각각의 사건들이 어떤 연계성을 갖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 예감이 맞는다면 이번 사건은 어떤 연계성을 갖고 있는 것 같소. 치밀한 계획 아래 이루어진 인위적인 사건인 것 같소.』

『그렇다면 이것은 보통 사건이 아니오. 아주 고도화된 능력이 있어야만 저지를 수 있는 사건이오. 만일 커스터머 칩을 김 실장 말처럼 위성에까지 적용시켜 동일한 시간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라면 아주 고도의 능력을 갖추어야만 하오. 보통능력을 가지고는 행할 수 없는 일이오.』

『이 커스터머 칩, 일본에서 제조했다고 했지요?』

『그렇소, 일본이오.』